박영선 "오늘 이스라엘이 韓 백신정책 칭찬"..오늘 아닌 1년 전이었다
2021.03.31 07:15
수정 : 2021.03.31 08:16기사원문
박 후보는 ‘오늘(30일) 이스라엘 총리가 한국의 백신 정책을 보고 배웠다고 말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발언은 올해 3월30일이 아닌 1년 전 2020년 3월30일경 나온 것이었다.
한국 코로나19 상황은 1년 전과 지금이 현저히 다르므로, 근거가 되지 않는 부적합한 답변이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의 발언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코로나19 대책을 주제로 후보 간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나왔다.
먼저 오 후보는 “우리나라는 백신 확보가 늦어졌다. 접종률은 1.6%에 불과해 전세계 101등이고, OECD국가 37개국 중 명백히 꼴찌”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이어 “선진국 중에는 벌써 상반기에 집단 면역이 가능해져서 ‘백신 여권’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며 “앞으로 우리나라가 백신 경쟁에서 뒤쳐질게 분명해 보인다. 다른 나라는 끝나는데 우리나라만 내년 상반기까지 가는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박 후보는 “오늘 일본 언론이 이스라엘 총리에게 집단면역 어떻게 하게 됐는지 비결을 질문했더니, ‘대한민국에게 배웠다’고 답했다”며 “이 걸로 오 후보가 지금까지 한 말에 대해 모든 걸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외신을 통해 한국에 이스라엘 총리의 발언이 전해진 것은 지난해인 2020년 3월30일경으로, 날짜만 같을 뿐 1년 전이었다. 당시 일본 공영방송 NHK는 "이스라엘이 코로나19 검사를 강화하는데 본보기로 삼은 것이 한국"이라고 보도하며 "검사 태세를 한국 등 대책이 앞선 나라로부터 배웠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을 전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을 빠르게 이루면서 국민의 절반 이상이 2차 접종을 마친 상태다. 이르면 내달 집단 면역을 최초로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시점에 이스라엘 총리가 '대한민국에게 배웠다'고 말했다면 박 후보에게 유리한 답변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잘못된 사실을 근거로 내세우면서, 정부의 백신 확보가 늦었다는 주장에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예상된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