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오에 가려졌던 민생당 이수봉, 3자 토론서 의외의 존재감

      2021.03.31 13:44   수정 : 2021.03.31 13:44기사원문
이수봉 민생당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3.3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부터)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이수봉 민생당 후보 2021.3.3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2강 구도'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뜻밖의 인물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수봉 민생당 후보는 지난 30일 KBS에서 열린 선거관리위원회 초청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모두에게 공세를 펼치며 존재감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후보가 이날 선관위 초청 토론회에 참여하게 된 것은 민생당의 전신인 바른미래당에서 나온 안철수 후보가 지난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19.55%의 득표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규정상 최근 4년 이내 해당 선거구에서 실시한 선거에서 10% 이상 득표한 후보나 정당은 선관위 토론회 초청 대상이다.


이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거대 양당을 향해 작심하고 비판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 후보는 기조연설에서 "이 보선이 대체 무엇 때문에 만들어졌나. 민주당 박원순 전 시장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냐. 이 선거 때문에 580억원이 날아갔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 후보님은 (자신이) 범야권 단일 후보라고 하셨는데 선거법 위반이다. 후보님 말고도 야권에서 나온 후보가 10명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서울시 개발 정책과 관련, "박원순 전 시장의 재생사업에는 일정한 문제가 있다. 서계동에 가보니까 주민들이 영화세트장 같은 곳에 살면서 불편함을 겪더라"며 "오세훈의 개발 일변도 정책이, 사는 사람들을 쫓아내고 영세 상인들을 쫓아내는 방향이 됐으니까 트라우마가 생긴 것이 아닐까 싶다. 개발을 죄악시 하는 것도 잘못이고, 사는 사람들을 위한 개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박 후보에게 '서울시민 1인당 10만원 지급 공약'을 문제 삼으며 "매표논란을 떠나 기본소득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며 "LH 임직원에게도 기본소득으로 똑같이 줄 것이냐"고 질문했다.

오 후보에게는 내곡동 땅 문제를 지적하며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 같다. 그린벨트 땅을 가지신 분들은 (해제를 위해) 모든 것을 건다. 필지가 얼마냐. 그린벨트 시가와 공시지가가 얼마였냐. (그린벨트 해제로) 땅값이 100배 가까이 올랐다"고 따져 물었다.

토론회 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이 후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저 사람 누구냐"는 관심부터 "공약이 나름 신선하다" "정책만 보면 오세훈보다 이수봉이 더 나아 보인다"는 말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양건모 캠프 대변인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제3자 입장에서 국민 시각을 반영해 당선 가능한 양측 후보에게 실제로 공약이 실현 가능한지를 묻고, 또 두 후보가 미처 간과했던 지점을 지적해 국민들에게 신선한 시각을 제시했다는 두 가지 평가가 존재한다"고 전했다.


양 대변인은 "민생당 지지율도 낮고 자금도 부족한 상황에서 (출마 여부를) 고민했는데 선거를 통해 국민들에게 정당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비대위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후보를 출마시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당사자인 이 후보는 "(토론회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는 얘기는 주변에서 듣긴 했는데 실제로 그런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민생당이 그동안 여러 정당들의 분리와 합당을 거쳐 많이 바뀌어왔는데, 진보와 보수 양 기득권에 반대하며 제3 정치를 하자는 사람들이 아직 남아 있다"라며 "안철수·오세훈 후보가 단일화를 하면서 제3지대와 중도가 보수와 연합했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저희가 추구하는 제3지대 정치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