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쓸어담는 외국인 코스피 박스권 상단 뚫는다
2021.04.11 17:29
수정 : 2021.04.11 17:29기사원문
■박스피 탈출 주도하는 외국인
11일(이하 현지시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가는 이달 들어 연일 코스피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6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조3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카카오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로 집중됐다.
양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외국인을 중심으로 박스권 상단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며 "기업 실적 전망 상향, 글로벌 백신 접종 속도 가속 등이 외국인 자금 유입에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장기 금리가 진정되고 미국 3월 고용지표 호조와 중국 3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반등이 경기 회복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달러와 금리도 큰 폭으로 동반 하락했다. 조기 긴축을 하지 않겠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발언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2~3월의 주식시장 조정 배경은 미국의 경기가 발 빠른 백신 접종과 대규모 부양책에 힘입어 차별적으로 좋았기 때문"이라며 "이를 조기 긴축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컸지만 분위기가 반전돼 인덱스 랠리와 성장주 반격을 기대한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늘고 있지만 감염자 수도 재확산되고 있다. 4월 글로벌 백신 접종자 수는 하루 1600만명 수준까지 늘어났다. 반면 글로벌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함께 증가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의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일 "모든 미국 성인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는 날짜를 5월 1일에서 4월 19일로 변경한다"고 말했다.
■실적시즌 스타트
국내 주식시장은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실적시즌에 돌입한다. 실적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의 실적은 지난해 말 15.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는 23.9%까지 상향됐다. 대부분 업종에서 지난해 말보다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1·4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9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코스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월 말 43조9000억원 대비 45조2000억원으로 2.7% 상향 조정됐다. 이달 들어 영업이익 전망치 상향이 두드러진 업종은 보험, 호텔·레저, 에너지, 미디어·교육, 증권, 화학, 유통 등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각국의 유례 없는 부양책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그 동안 시장을 이끌어왔다면 이제 실적 중심의 펀더멘털 장세로 넘어가는 과정이다"라며 "지난 1·4분기의 실적 호조는 실적 장세의 산뜻한 출발을 알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13일 발표 예정인 미국 소비자 물가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를 넘어설 전망이다. 물가가 시장에 보다 더 영향을 줄 수 있는 2·4분기에는 기저 효과가 집중되면서 물가 상승률이 3%를 상회할 가능성도 나온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