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에 100억 날릴 판인데 말 한마디 못하고 속앓는 中企

      2021.06.02 18:38   수정 : 2021.06.02 19:25기사원문
이달 개최되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1' 주최 측이 오프라인 개최를 강행하면서 국내 중소기업들이 큰 피해를 보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우리나라 정부 부처 예산도 일부 포함돼 파장이 예상된다. 100억원 이상을 허공으로 날릴 처지인데도 이를 해결할 컨트롤타워가 없어 주최 측에 항의 한마디 하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초 172개 업체가 6836㎡의 구역에 참가계약을 했지만 실제 올해 참가하는 기업은 59개, 736㎡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환불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당 1000파운드를 선결제한 기업과 정부는 모두 손해를 보게 됐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참가신청을 하지 못한 나머지 6100㎡ 구역만 계산하면 손실액은 610만파운드(약 97억원)에 달한다.

현재 MWC 참가 관련 정부 예산이 걸려있는 부처는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4개에 달한다.

이미 SK텔레콤, KT,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들도 MWC에 미리 낸 비용을 환불받지 못해 손실을 볼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대기업은 수십억원의 비용을 감당할 만하지만 문제는 중소기업이다.

특히 참가를 하기로 한 기업들도 실제 부스를 꾸리지 않고 맨땅으로 놔두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에릭슨, 노키아 등 주요 해외 바이어들도 모두 불참하는 상황에서 비용을 들여가며 갈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MWC에서 핵심주제로 다루고 있는 5세대(5G)를 관장하는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에서 키를 잡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5G 기술은 전 세계에서 최초로 우리나라가 상용화한 것은 물론 모바일 기술 역시 앞서기 때문에 국가별 MWC 참석 기업 수도 상위권이다.
하지만 주최 측에서 한국에 대한 배려는 다른 국가보다 매우 떨어지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랑스는 총리실 직속 미래투자위원회가 있어서 국가 차원에서 대응을 하지만 우리나라는 각 부처가 중복돼서 어느 누구 하나 말 한마디 못하고 수십억의 국고낭비를 가만히 보고만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관련 협회를 통해 이런 기업이 얼마나 있는지 사실관계를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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