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없는 CNN
파이낸셜뉴스
2021.06.03 18:00
수정 : 2021.06.03 18:00기사원문
![[fn스트리트] 트럼프 없는 CNN](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1/06/03/202106031715064870_l.jpg)
이는 CNN 입장에선 일종의 경영자구책이다. 대선이 끝난 뒤 올해 초부터 주요 방송사들의 시청률과 트래픽이 급락한 게 그 배경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비판에 앞장섰던 CNN의 낙폭이 가장 컸으니 말이다. 실제로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초인 지난 2~3월께 황금시간대 기준 CNN의 시청률은 45%나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시로 도발적 이슈를 언론에 제공했던 트럼프가 퇴장한 데 따른 반대급부인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중 뉴욕타임스(NYT) 등 주류 언론과의 불화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CNN과의 반목이 가장 두드러졌다. 트럼프가 당선 후 첫 회견에서 러시아 스캔들을 보도한 CNN을 겨냥, 현장에 있던 소속 기자에게 "당신 회사는 완전 가짜야"라고 소리친 일화가 이를 말해준다. 그러나 트럼프와 사사건건 부딪친 CNN은 그의 집권 3년째인 2019년 시청자 수 530만명이라는 공전의 기록을 세웠다.
'포스트 트럼트' 시대 미국 매체들의 쇠락을 보면서 억강부약(抑强扶弱)이라는 사자성어를 떠올리게 된다. 즉 강한 쪽을 감시·견제하고, 약자를 북돋우는 게 언론의 존립 메커니즘이란 사실이다. 최근 시청률 하락세를 겪고 있는 공영방송 등 국내 미디어 업계도 곱씹어봐야 할 경구일 듯싶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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