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 "벌써 네번째 '샤큘'… 매일 어제보다 더 나은 무대 보여드리겠다" 각오
2021.06.15 16:53
수정 : 2021.06.15 16:53기사원문
벌써 뮤지컬 무대에 오른지 11년 째, 이제는 '아이돌 시아준수' 보다 '뮤지컬 배우 김준수'라는 타이틀이 더 커졌다. 아이돌 너머 뮤지션으로 자리를 단단히 한 지도 꽤 됐다.
1897년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 스토커의 소설에서 탄생한 '드라큘라'는 120년이 넘는 오랜 시간동안 전세계에서 뮤지컬 외에 영화, 연극, TV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각색돼 왔다. 그 가운데 뮤지컬은 2001년 미국 샌디에고의 라호야 플레이하우스에서 처음 오른 이래 2004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됐다. 이후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영국, 캐나다, 일본 등 여러 국가의 무대에 오르며 큰 성공을 거뒀다. 뮤지컬은 소설의 내용 중 드라큘라 백작이 사랑한 여인 '미나'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구성됐다.'지킬앤하이드'로 널리 알려진 프랭크 와일드혼이 뮤지컬 음악을 작곡했는데 서정적인 음악에 팝과 록이 어루러져 관객들에게 절정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김준수는 "여느 전 세계 글로벌 버전보다 한국 버전이 가장 완성도 있다고 믿는다"며 "초연부터 시즌이 바뀌면서 씬이 추가됐다 빠지기도 하고 새로운 곡이 들어오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 공연에는 브로드웨이 버전에 없던 새로운 넘버 3곡이 추가됐는데 감사하게도 제작진들이 유연한 자세로 배우들의 의견을 잘 반영 해주셨다"고 말했다. 여러 곡들 가운데 김준수의 의견이 가장 크게 반영된 곡은 '그녀(She)'라는 곡이다. 김준수는 "이 곡은 드라큘라와 미나의 400년 여정을 함축한 곡인데 이전에는 그저 드라큘라가 읍조리는 대사였다"며 "뮤지컬인데 대사보다 노래로 컴팩트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반영돼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뮤지컬 '드라큘라'에 대한 김준수의 애정을 보여주는 것 중 또 다른 한 가지는 그의 헤어스타일이다. 김준수는 초연부터 자신만의 드라큘라를 표현하기 위해 머리카락 전체를 붉은 색으로 염색한 채로 무대에 올랐다. 김준수는 "사실 초연 때는 당연히 포마드로 머리카락을 다 빗어넘긴 블랙 헤어 스타일로 무대에 오르려 했다"며 "공연 2~3일 전엔가 연습을 하다 갑자기 '프레쉬 블러드'라는 넘버의 가사가 머릿 곡에 꽂히면서 노인이었던 드라큘라가 조나단을 흡혈해 400년 전 젊은 모습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떠올리게 됐는데 피가 몸으로 흡수되는 비주얼을 어떻게 강렬하게 보여줄 수 있을까 싶어 백발이 붉은 피로 물드는 모습을 상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작진에게 이러한 아이디어를 얘기했더니 흔쾌히 제가 표현하고 싶은 대로 하라 해서 4연까지 붉은 머리 컨셉을 이어오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준수는 "이번 공연에서 저 외에도 성록이 형, 동석이와 함께 같은 배역을 맡고 있는데 '샤큘'만의 차별점이라면 덜 인간적이고 오히려 드라큘라스러운 점이라 생각한다"며 "괴기하고 사이코적이고, 광기어린 모습의 드라큘라를 무대에서 만나고 싶다면 '샤큘'을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준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배우로서 최종 목표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예전에는 상을 받고 싶었다면 이제 그런 마음은 전혀 없다"며 "저는 앞으로도 계속 뮤지컬을 하면서 나이를 먹어갈테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드라큘라에 어울리지 않는 나이도 맞이하게 될텐데 그렇다면 그 때에도 꼭 주인공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 제 나이와 모습에 맞는 배우로 은은하게 무대에 남아있을 수 있길 바란다. 그렇다면 배우로서도 행복할 것 같다. 늘 그런 마음으로 매 회 공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