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방역수칙 위반’ 두산에 엄중경고.. 솜방망이 처벌 논란
2021.07.20 05:10
수정 : 2021.07.20 05:55기사원문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엄중경고를 받는 데 그쳐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KBO는 전날 두산 구단에 대해 엄중경고 조치를 했다.
KBO는 "두산이 전날 잠실구장 팀 훈련에서 동선 분리 미준수, 선수단 관리 소홀, 마스크 미착용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KBO 방역 수칙상 외부인의 훈련장 출입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김재호는 전날 팀 훈련이 진행된 잠실구장에 자녀들을 데려왔고, 로켓도 미국에서 온 동생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김재호 자녀들은 마치 소풍을 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해 가족행사를 보는 것 같았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까지 격상된 사회 분위기와는 완전 딴판이었다.
두산은 코로나 확진 선수 2명이 발생해 선수 17명, 코칭스태프 14명이 자가 격리에 들어가 있는 등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에 일조한 구단이다.
이런 두산이 방역수칙을 위반했음에도 KBO의 징계가 벌금도 아닌 엄중경고에 그치면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정지택 KBO 총재가 두산 출신이어서 KBO가 사실상 두산 봐주기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정 총재는 두산건설 사장,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 등 두산 계열사 요직을 거친 경영 전문가로, 2007년부터 2018년까지 11년간 두산 구단주 대행을 지냈다.
야구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 MLBPARK에는 “역시 천룡구단 두산”, “대단하다, 이러니 총재가 봐준다는 말이 나오지”, “KBO 이 쯤 되면 그냥 망해라”, “(두산이) 총재구단이란 소리 들으면서도 저러네, 이건 야구팬 무시지”, “엄중경고 2억회 받는다고 뭐가 달라지나”, “엄중경고 할거면 차라리 화장실 청소라도 시켜라” 등의 비판글이 쏟아졌다.
문체부와 KBO는 이번 일이 팀 훈련 과정에서 있었던 것인 만큼 사적 모임이 아닌 공적 모임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제대로 된 훈련이 아니라 아이들이 경기장에서 뛰어노는 등 소풍 같은 분위기였기에 사적 모임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나왔다.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프로야구선수들의 코로나 감염원인과 감염경로를 은폐하여 코로나 역학조사를 방해한 구단과 KBO를 수사하여 책임자를 처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