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경찰 '얼굴사진 공유'까지…숨막히는 강남 '룸살롱 추격전'

      2021.07.24 08:30   수정 : 2021.07.24 14:08기사원문
경찰이 코로나19 관련 불법 영업 중인 유흥주점을 단속하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 1000명대를 기록하던 지난 9일 오후 11시33분. 서울 수서경찰서에는 "업소에 접대부로 보이는 여성들이 들어가고 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건물 유리문을 개방 후 지하로 들어선 경찰은 출입문을 강제로 개방하고 내부로 진입했다.

7개의 룸에 손님과 여성종업원은 술을 마시다가 창고 등으로 대피하고, 영업 책임자는 손님인 척 도망가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확산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유흥업소들의 불법 영업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20일과 21일 서울 강남경찰서, 서초경찰서 송파경찰서는 150명이 넘는 이들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 등으로 적발해 관할 구청에 통보했다.

최근 불법 영업을 하는 업소들의 수법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어 단속에 어려움도 따르는 상황이다.

단속 과정에서 순순히 출입문을 개방하는 업소는 찾기 어렵다. 경찰이 소방 등의 협조를 받아 출입문을 강제로 개방하는 시간을 틈타 유흥주점 내 있는 이들의 탈출 시간을 버는 것이다.

아울러 모텔을 룸살롱으로 개조해 불법 영업을 하는 업소도 등장했다. 서울 수서경찰서가 지난 6월14일 단속에 나선 역삼동의 업소는 지하 1층부터 지상 1층까지 유흥주점으로 허가받아 영업하다, 폐업 신고를 한 뒤 지상 2층과 3층 모텔을 룸살롱으로 개조해 손님을 모집했다.

탈출로를 여러 개 만들어 놓고 불법 영업을 벌이는 업소들도 부지기수다. 이에 단속 과정에서 일부가 도망가는 경우도 발생한다. 단속을 피하고자 '멤버십' 형태로 예약 손님을 받아 몰래 운영하는 업소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유흥주점 직원들은 단속을 사전에 피하고자 단속 또는 잠복 중인 경찰들의 얼굴 사진을 찍어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이들은 서로 사진을 공유한 뒤 유흥주점 인근에 직원들을 배치해 놓고 경찰의 동향을 파악한다.


최근 경찰이 단속에 나선 업소들의 경우를 보면 대부분 112 신고를 통해 적발됐다. 다만 경찰이 첩보를 입수한 뒤 잠복하며 출근 동향을 확인하고 단속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서울 강남권 일선 경찰서 관계자는 "코로나 확진자 수가 늘고,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간 상황에서도 불법 영업은 계속되고 있다"며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단속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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