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줄에 살점 찢긴 제주 남방큰돌고래…해양쓰레기로 ‘신음’

      2021.09.28 19:00   수정 : 2021.09.29 09:05기사원문

■ 낚시줄·폐그물로 지느러미 잃을 위기…올 들어 3번째

[제주=좌승훈 기자] 멸종위기종 해양보호생물인 제주 남방큰돌고래가 해양쓰레기로 수난을 겪고 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29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와 신도리의 중간 해상에서 남방큰돌고래 모니터링 활동을 하던 중 등지느러미가 낚시줄에 걸린 채 헤엄치는 개체를 포착했다고 전했다. 올해만도 세 번째다.



이 돌고래는 약 50마리와 함께 유영 중이었으며, 낚시 줄에 걸린 지느러미 부분 살점이 파고들어가는 모습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였다.

낚시줄이나 폐그물에 걸려 고통받고있는 남방큰돌고래의 수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6월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꼬리지느러미가 아예 없는 남방큰돌고래를 선상에서 발견하고 동영상을 찍어 공개한 바 있다. 핫핑크돌핀스와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는 '오래'라는 이름이 붙은 이 돌고래를 지금까지 추적 관찰하고 있다.

올해 2월과 8월에도 포착됐다. 2월에는 꼬리지느러미에 낚싯줄이 엉킨 어린 남방큰돌고래 '꽁이'가 발견됐고, 8월에는 꼬리지느러미에 낚시찌가 걸린 개체가 포착됐다.

이 두 마리는 서로 다른 개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핫핑크돌핀스 측은 “현재 해양쓰레기로 인해 지느러미에 손상을 입었거나 손상이 진행 중인 개체는 오늘 발견된 개체를 포함해 무려 4마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버려진 낚시 도구와 폐어구가 해양동물을 위협하는 사례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며 “정부는 남방큰돌고래 주요 서식처인 제주 대정읍·구좌읍 일대를 돌고래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남방큰돌고래는 한반도에서는 유일하게 제주 연안에서만 발견되고 있다. 세계적인 개체수 감소로 2019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의 준위협종(NT)으로 보호 받고 있다.
해양수산부도 2012년부터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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