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끗한 허리' 젊다고 방심 금물..통증 3개월 넘기면 병원 가봐야
2021.10.22 04:00
수정 : 2021.10.22 04:00기사원문
■인구 80%…평생동안 요통 한번 이상 경험
요통환자가 늘고 있다. 요통은 우리 몸의 중심인 척추에서 발생하는 통증이다. 매년 근로자의 절반이 경험하고 있으며, 평생 동안의 80% 사람들이 한 번 이상 요통을 겪는다고 보고되고 있다.
요통은 병원을 찾게 되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코로나19로 인해 병원 출입이 줄었던 2020년을 제외하고 2019년까지 국내 척추질환 환자 수는 5년 새 110만명 이상(약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목 및 허리디스크, 척추측만증, 강직성 척추염 등 13개 척추 관련 질환 환자 수는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했다. 사회경제활동이 어려운 0~9세와 80대 이상을 제외하면 60대(2015년 대비 약 25.3% 증가)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20대(약 18.1% 증가)로 사회경제활동을 하는 청장년층이 뒤를 따랐다. 그 뒤로는 △70대(약 12.5% 증가) △50대(약 8.2% 증가) △30대(약 7.8% 증가) △40대(약 5.5% 증가) △10대(약 1.6% 증가)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국내 척추 질환 환자는 4070세대가 전체 환자의 74.5%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19년 기준 60대 280만3695명(21.9%), 50대 269만9236명(21.1%), 70대 226만4617명(17.7%), 40대 177만9619명(13.9%), 30대 121만4131명(9.5%), 20대 76만3096명(6%), 80세 이상 94만8409명(7.4%), 0~9세 4만037명(0.3%) 순이었다.
■만성요통 절반가량 신경병증 기전 동반
대부분의 요통은 허리를 삐끗하거나 넘어져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급성 통증으로 보통 6주 이내에 회복된다. 하지만 급성 요통의 원인을 치료하고 난 후에도 3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면 이는 만성 요통에 해당된다. 요통에서의 신경병증 평가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만성요통의 20~55%는 신경병증 기전을 90% 이상 포함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환자마다 다르고 환자 별로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할 수 있다. 만약 요통이 3개월 이상 지속되고 전기충격과 같이 찌릿찌릿한 느낌, 칼에 찔리는 듯한 통증이 있거나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도 계속 아프다면 신경병증성 요통을 의심해야 한다. 만성요통 환자 중 신경병증성 통증이 동반된 경우가 많게는 절반 이상인 55%에 해당된다. 이재협 서울대학교 보라매병원 교수(정형외과)는 "3개월 이상 요통이 지속된다면 말초 및 중추 신경계신경병증성 요통이 동반된 경우가 많다. 소염진통제로 통증 감소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반드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경병증성 요통 지속되면 우울증 등 유발
통증은 생체의 이상을 신속히 알리고 경고하는 중요한 방어기전 중 하나이지만 이 역할을 다한 뒤에도 장기간 지속되면 신체적 기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삶의 질이 급격히 나빠진다. 신경병증성 통증 요소를 가진 요통 환자는 더 높은 통증 강도를 보이고 우울증, 공황, 불안 및 수면 장애 등을 더 많이 동반한다. 이 때문에 신경병증성 요통은 효과적인 통증 조절을 위해서 조기에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일반적인 요통과 신경병증성 요통은 치료 방법도 다르다. 조직이 손상돼 발생한 일반적인 요통의 경우 아세트아미노펜이나 비스테로이드성소염진통제(NSAIDs) 등이 처방된다. 하지만 신경병증성 요통에는 효과가 없어 권고되지 않으며 항경련제나 항우울제가 처방된다. 2011년 대한척추외과학회 가이드라인, 2015년 국제통증학회(IASP) 가이드라인에서는 프레가발린, 가바펜틴과 같은 항경련제를 신경병증성 통증의 1차 치료제 중 하나로 권고하고 있다. 프레가발린은 신경병증성 요통 환자에서 복용 3개월 후 통증 강도 및 일상 생활의 불편감이 절반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