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미수 기껏 합의해줬건만…전 애인 또 보복 협박한 60대男
2021.10.31 08:33
수정 : 2021.11.05 14:37기사원문
(광주=뉴스1) 고귀한 기자 = 헤어진 애인에 대한 살인미수로 징역을 산 60대 남성이 또 다시 전 애인을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승철)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68)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앞서 검사와 A씨는 1심에서 선고된 형이 부당하다고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거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등 피고인과 검사가 이 부분 항소 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는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2018년 2월27일 전 애인인 B씨가 '연락을 받지 않고,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B씨의 주거지 주차장으로 찾아가 흉기로 머리를 수차례 내리쳐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살인 미수)로 구속기소 됐다.
B씨는 범행 이틀 전인 25일 A씨가 자신을 계속 미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경찰에 신고해 신변보호 대상자로 등록됐지만, A씨의 범행을 막진 못했다.
A씨는 구속된 후에도 B씨에게 '합의해주면 잊겠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여러 차례 보냈다.
두 달 뒤인 같은해 5월 결국 B씨는 A씨와 합의를 해줬고, A씨는 재판부로부터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아 수감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나 A씨는 선처로 감형된 징역을 살면서도 다시 B씨에게 협박을 지속했다.
A씨는 "25일(경찰에 신고한 일) 사과해라. 그래야 같이 산다.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수십 차례 B씨에게 보냈다.
이러한 사이 B씨는 개명을 하고 집을 옮겼다.
A씨는 B씨의 집 주소에서 편지가 반송되자, 다시 B씨의 직장으로 보냈고, 이마저도 전달되지 않자 수신자를 B씨의 직장동료 이름으로 적어 발송하는 집요함을 보였다.
A씨는 지난해 초 출소한 뒤에도 바뀐 B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내 살해성 협박을 하는가 하면, B씨의 자녀들에게도 연락해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이전의 살인미수 범행으로 피해자가 극도의 공포심을 갖고 연락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속적으로 협박하면서 피해자와 그 가족이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공포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A씨가 68세의 고령이고, 더 이상 피해자에게 연락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