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종사자 2명 중 1명 "사고 경험"…20대 이하가 '최다'

      2021.12.26 12:01   수정 : 2021.12.26 12:01기사원문
기사내용 요약
고용부, 6개사 소속 종사자 배달사고 조사
47%가 "사고 경험 있어" 원인은 법규 위반
연령별 사고율 20대 이하50대 50% 넘어
17개사 중 12개사 산안법 안전조치 위반
안전모 미착용 1위...사고 감축 방안 추진

[서울=뉴시스] 고용노동부가 지난 11월4일부터 21일까지 실시한 음식 배달 플랫폼 소속 종사자 대상 배달 사고 관련 설문조사. 20대 이하의 사고경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고용노동부) 2021.12.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고용노동부가 배달 종사자 5600여명을 대상으로 배달 중 사고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절반 가량이 배달 중 교통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사고율은 20대 이하에서 가장 높았다.



고용부는 26일 배달 플랫폼 업체 6개사 소속 배달 종사자 5626명을 대상으로 배달 중 사고, 배달 재촉 경험 등에 대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월4일부터 21일까지 18일간 실시됐으며 배민라이더스·쿠팡이츠·바로고·생각대로·부릉·슈퍼히어로에 등록된 종사자들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7%인 2620명이 교통사고 경험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2.4회의 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발생 원인은 상대방 또는 본인의 교통법규 위반이 73%(1909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날씨 상황 13%(333명)이 많았다.야간주행 4%(93명), 이륜차 고장 1.2%(31명) 순이었다.

연령별 사고 경험 비율을 보면 20대가 55%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50%로 뒤를 이었다. 이어 30대 44%, 40대 43%, 60대 이상 39%였다.

특히 전체 응답자 86%(4858명)가 배달 재촉을 경험했다고 답했는데, 재촉을 받는 대상(복수응답)은 음식점(4189명), 주문 고객(3772명), 지역 배달 대행업체(1690명), 배달 플랫폼 업체(1558명) 순으로 많았다.

배달 재촉을 경험한 이들의 경우 배달 중 사고를 경험한 비율이 약 50%였던 반면, 배달 재촉을 경험하지 않은 경우 배달 중 사고를 경험한 비율은 약 23%로 절반 이상 낮았다.

배달을 서두르는 이유로는 다음 주문 수행을 위해서가 65%(3648명)로 가장 많았지만, 배달 재촉도 28%(573명)로 나타났다.

응답자 성별을 보면 배달업 특성상 남성이 5355명으로 95%, 여성은 271명으로 5%를 차지했다. 연령대는 30대 35%(1963명), 40대 34% (1918명) 순이었다.

경력에선 1년 미만이 40%(2238명), 1년 이상 2년 미만 22%(1211명)였다.

배달이 전업인 경우는 68%(3843명), 부업인 경우는 32%(1783명)였다. 월평균 수입은 전업 287만원 부업 137만원으로 조사됐다. 하루 평균 배달 시간은 전업 9.4시간, 부업 5.6시간이었다.

한편 고용부는 이번 설문조사와 함께 실시한 전국 17개 배달플랫폼 업체를 대상으로 종사자 안전조치 의무 이행 등을 점검했는데 12개사에서 위반사항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 배달 플랫폼 업체(분리형 업체)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음식점과 배달 종사자를 상호 중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행 산안법상 이들 업체는 배달 중개인에 해당해 종사자에게 안전모 유무 등을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다.

플랫폼 앱을 운영하며 동시에 직접 배달종사자와 계약을 맺고 배달 업무를 수행하는 업체(통합형 업체)의 경우 배달 중개인의 의무에 더해 종사자를 대상으로 안전 보건 교육, 비정상 작동 이륜차 탑승 금지 지시 등의 의무 조치를 취해야 한다.

위반 사항 중 최다 적발 조항은 도로교통법에 부합하는 종사자의 안전모 착용 여부 확인(10건)이었으며, 종사자의 이륜차 정비상태를 확인하지 않거나(3건), 종사자에게 안전 운행 관련 사항을 알리지 않은 업체(2건) 등도 적발됐다.

종사자의 사고를 유발할 정도로 배달 시간을 제한하는 배달플랫폼 업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고용부는 각 위반사항과 관련해 과태료 부과 및 시정 요구 조치를 내렸다.

아울러 배달플랫폼 종사자의 사고 사망자 수가 2019년 7명 대비 지난해 17명, 올해 10월까지 16명으로 증가한 만큼 이번 점검 결과를 토대로 배달종사자 사고 감축을 위한 종합적인 대응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주요 배달 플랫폼업체와 함께 안전 협약 체결을 추진하고, 업계의 자발적 이행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배달종사자 대상 안전조치 및 배달종사자 안전의식 제고 등을 위한 세부 방안을 정부와 업계가 협의 중이며, 향후 배달 플랫폼업체들과 협약을 통해 자발적 이행을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번 점검에서 제외된 지역 소규모 배달 대행업체에 대한 점검도 검토·추진할 예정이며, 배달 재촉이나 무리한 요구 등을 개선할 수 있도록 업계를 대상으로 캠페인도 추진할 계획이다.


안경덕 고용부 장관은 "플랫폼 종사자의 안전하고 건강한 일자리 조성을 위한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우리 사회에 안전 배달 문화가 자리 잡아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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