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14번이나 찔러 죽여 놓고..감형 받으려 항소까지" 아들의 절규
2021.12.30 14:18
수정 : 2022.01.07 06: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일면식도 없던 60대 노인을, 아무 이유도 없이, 흉기로 14번을 찔러 살해했다. 그리고 피의자는 무기징역을 피했지만, 1심의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까지 했다. 피해자의 아들은 "(피의자를) 사형에 처해달라"고 절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021년 05월 04일에 일어난 **동 묻지마 살인사건의 유가족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다. 이 청원은 40대 남성 A씨가 지나가던 60대 남성 B씨에게 “1000원을 빌려 달라”고 했으나 B씨가 거절하자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고 알려진 이른바 천호동 ‘묻지 마’ 살인사건에 관한 내용으로, 청원인은 B씨 아들이다.
지난 22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 11부(재판장 윤경아 부장판사)는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0년을 명령했다. 앞서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자수한 점 ▲처벌 전과가 없는 점 ▲과거 정신질환 진단을 받고 통원치료를 받아온 점 ▲A씨 어머니가 법원에 3000만원을 공탁한 점 등을 들어 무기징역이 아닌 20년 형을 선고했다.
B씨 아들이 청원글을 통해 밝힌 내용에 따르면 A씨 측은 최근 법원의 20년형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다. B씨 아들은 “일면식도 없던 우리 아버지를 14번이나 찔러 죽게 만든 피의자에게 20년 선고는 너무나 가벼운 형량이란 생각만 든다. 초범이라서, 조현병을 앓고 있어서, 약물복용 중이어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로 감형이 된 게 납득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사람을 잔인하게 죽여 놓고, 가해자는 재판이 이뤄질 동안 사과 한마디도 없었다. 그런데 피의자 가족들이 이제 와서 사과를 하고, 합의를 요청하고 있다”며 “게다가 우리가(유족이) 허락하지 않은 공탁금 신청을 하고, 20년형에 감사하지 못하고 더 감형을 받고자 항소 신청을 했다”고 비판했다.
B씨 아들은 사건의 전말도 당초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B씨 아들은 “아버지가 1000원을 주지 않아 돌아가셨다고 뉴스에 보도됐지만, 재판장에서 CCTV를 확인한 결과 피의자는 아버지에게 말도 걸지 않았고 아버지는 휴대전화만 보고 걸어가셨다”며 “피의자는 집에서 흉기를 챙겨 나와서 계획적으로 (살인을) 준비했다. 사형이 선고돼야 마땅한 데도, 조현병이란 이유로 20년형을 선고받은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이런 살인자는 세상 밖으로 나오면 안 된다”며 “피의자를 사형에 처해 아버지의 한을 풀어드릴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