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도 무가당 시대 열리나"…칼로리 표시 의무화에 속도 빨라진다

      2022.01.17 06:50   수정 : 2022.01.17 06:50기사원문
무학 '좋은데이'(왼쪽), 대선주조 '대선' (각사 제공) © 뉴스1


2018.10.2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소주에 무가당 바람이 불고 있다. 진원지는 그동안 소주 '테스트베드' 역할을 해 온 부산·경남 지역이다. 특히 이르면 올 상반기 중으로 소주와 맥주 등 주류도 칼로리 표시가 의무화될 예정이어서 진로와 처음처럼 등 전국구 소주로까지 확산할 것인지 주목된다.



◇설탕 쓰지 않은 건강 생각한 소주 대세

17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을 지역기반으로 한 대선주조는 오는 18일 주력 제품 '대선'의 성분과 도수, 상표 디자인 등을 전면 리뉴얼해 출시한다.

리뉴얼 대선에는 과당, 소금, 아미노산을 전혀 첨가하지 않아 쓴맛과 느끼함 등 잡미를 제거하는 등의 변화를 줬다.
나트륨, 탄수화물, 당류, 지방, 트랜스지방, 포화지방, 콜레스테롤, 단백질 등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가장 큰 특징은 당을 첨가하지 않고 식물성 원료 토마틴을 사용해 '과당 제로'를 구현한 점이다. 제품 프론트 라벨(앞 상표)에도 '과당 0%, 슈가프리 내일을 가볍게'라며 무가당 소주임을 직접적으로 강조했다. 알코올 도수도 기존 16.9도에서 16.5도로 낮췄다.

이같은 스펙은 지역 경쟁업체 무학의 '좋은데이'와 닮은꼴이다. 무학은 지난해 9월 알코올 도수를 16.5도로 낮추고 당을 첨가하지 않은 좋은데이를 리뉴얼 출시했다. 기존 무가당 기법을 정교하게 발전 시켰고 72시간 산소 숙성 공법을 적용했다. 무학은 설탕 대신 식물성 원료인 천연 스테비아를 사용해서 감칠맛을 살렸다.

무학과 대선주조는 모두 과당제로인 점을 강조하며 부드럽고 깔끔한 맛과 숙취가 덜하고 강조하고 있다. 술을 마시지만 이왕이면 덜 해롭고 첨가물이 적게 들어갔다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부산·경남 주류 '테스트베드' 역할

업계에서는 무학과 대선주조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부터 부산과 경남지역은 수출입에 용이한 지리적 특성상 새로운 주류에 대한 호기심이 높은 곳으로 통한다. 이와 함께 주류 충성도도 높아 초반 인기 몰이에 성공할 경우 시장 안착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이 때문에 과거 주류업계에서는 '부산 지역 성공=전국 성공'이라는 공식이 나올 정도로 테스트베드 역할을 도맡아 왔다.

실제 2015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롯데주류의 과일리큐르 '순하리 처음처럼'을 부산·경남에 선출시해 흥행몰이에 성공하자 전국으로 판매망을 넓힌 바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16.9도 도수 소주 역시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2015년 부산에 먼저 선보이며 시장 반응을 살폈고 현재는 전국으로 확대됐다.

이보다 앞서 2009년 출시한 골든블루 역시 부산·경남의 인기를 바탕으로 전국구 제품으로 발돋움 했다. 당시 침체된 위스키 시장에서 나홀로 독주를 이어갔다. 위스키 업계 1위 디아지오코리아도 당시 35도 '윈저 더블유 아이스'를 부산에 먼저 출시하며 시장 테스트에 나선 바 있다.

현재는 대세로 자리매김한 16도대 저도소주 역시 부산·경남에서 출발했다. 무학은 20도 소주가 즐비하던 2006년 16.9도 제품을 파격적으로 선보였고 지금은 이보다 낮은 16.5도가 표준으로 자리매김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무가당 소주 트렌드 역시 확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저도주, 홈술 등 트렌드에 따라 와인과 무알코올 맥주, 위스키가 큰 폭으로 성장 한 만큼 과당제로 소주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무가당 소주는 소주 애호가들의 수요를 공략할 수 있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주류 칼로리 표시 의무화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주·맥주·막걸리·와인은 물론 수입 주류까지 국내에서 판매하는 알코올이 함유된 제품 라벨에 의무적으로 열량을 표시하도록 고시를 개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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