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비 평균 수명 51세, 후궁보다 6년 짧았다"…'옷끝동' 의빈 사인은?
뉴스1
2022.01.23 12:46
수정 : 2022.01.23 16:37기사원문


(서울=뉴스1) 최서영 기자 =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은 끝내 천수를 누리지 못하고 사망한 후궁 '의빈 성씨'의 이야기로 많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이야기에 따르면 의빈 성씨는 후궁이 된 후 단기간에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유산을 반복해 몸이 많이 쇠약해지고, 마음의 병을 앓았다는 것이다.
의빈 성씨의 죽음에 대한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지만 역사학계에서는 의빈의 증세를 임신중독증으로 추측하기도 했다.
이를 뒷받침할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학계에 따르면 조선시대사 연구자인 이미선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는 학술지 '한국사연구' 최신호에 낸 논문에서 "조선시대 왕비 평균 수명은 51세였으며, 당시 최고의 의료 지원을 받았음에도 후궁보다 수명이 6년 짧았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왕실여성 221명 중에서 인적 정보를 알 수 있는 왕비 46명과 후궁 43명을 대상으로 평균수명, 질병, 임종장소 등에 관한 기초적인 자료를 통해 조선시대 왕실 여성들이 어떤 질병을 겪었는지를 분석하고 사망 장소가 변화하게 된 요인이 무엇인지를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조선시대 왕비의 평균 수명은 50.84세였고, 출생과 사망 기록이 있는 후궁 47명의 평균 수명은 56.8세였다. 60세보다 오래 산 왕실 여성은 전체의 47.79%인 65명이었다.
물론 이는 양반가의 평균 수명보다 높은 편으로, 왕실의 여성들이 일반인보다 비교적 오래 살았던 것은 일반인보다 나은 생활 수준이었고 또 좋은 약재와 최고의 명의들로 구성된 내의원의 치료를 받는 등 높은 의료 혜택을 누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비교적 장수를 누렸던 왕실 여성들이 사망하게 된 원인 중 가장 많이 손꼽히는 질병은 다름 아닌 산후병이었다.
현대사회에서 흔한 정신병이나 우울증도 왕실 여성들을 죽게 한 질병이었고, 이 외에 출산과 관련된 질병, 천연두 등의 전염병, 천식, 중풍, 종기, 돌연사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특히 그 중에서 왕비가 후궁보다 단명했다는 사실에 대해서 이 박사는 "왕비 중 환갑을 넘긴 사람은 18명에 불과했다"며 "평균 수명이 47세였던 조선시대 왕들처럼 내명부(궁녀 조직) 최고 여성으로서 정신적 중압감과 스트레스에 짓눌려 살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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