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값 급등에 무역적자 '사상최대'… 수출 한국에 먹구름
2022.02.02 18:24
수정 : 2022.02.02 18:24기사원문
글로벌 수입원자재 가격 급등에 무역수지가 14년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에 경고음이 켜지고 있다. 더구나 고유가와 환율·금리상승 트리플 악재가 가속화되면서 수입물가 상승으로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가파른 인플레이션 후폭풍으로 미국 연준이 올해 금리인상 횟수를 예상보다 늘리는 고강도 긴축정책도 부담이다.
■에너지가격·중간재 상승 '악재'
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1월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48억9000만달러 적자인 것은 1966년 무역 통계 작성 후 사상 최대다. 원유·가스 등 원자재 값 급등과 글로벌 공급난으로 수입액이 수출액을 넘어서면서 기업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1월 수입액은 602억1000만달러(전년동기 대비 35.5% 증가)로 14개월 연속 증가세이자 12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입액은 지난해 12월(612억달러)에 이어 역대 2위로 많다.
이는 에너지 가격 급등과 중간재 가격 상승 영향이 무엇보다 컸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2020년 42달러 수준에서 2021년 1월 54.82달러, 올해 1월 83.2달러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향후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반도체, 석유제품, 철강 등 수출 호조로 중간재 수요 확대와 공급망 불안 등 재고확보 노력도 수입액 상승을 부채질했다. 원자재인 나프타 수입이 77%, 철광 11% 늘었고 중간재인 메모리반도체 28%, 컨트롤러 9%도 증가했다.
또 우리 기업들이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생산공정상 필수품목인 리튬 등 주요품목 수입도 늘었다. 올해 1월 품목별 수입 증감률은 황산코발트 59%, 산화텅스텐 135%, 수산화리튬 129% 등이다.
■환율·금리인상 움직임도 '부담'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 등으로 원·달러 환율도 1200원을 넘어서면서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달러강세와 원자재 공급망 문제로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휘발유 가격이 L당 1800원대까지 오르면서 체감물가도 급등세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를 넘어 4%에 도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유가와 환율이 동반상승하는 것도 이례적 현상이다. 통상 고유가 시대엔 달러약세였는데,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가속 움직임으로 달러강세까지 겹치고 있다.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의 성장둔화도 부담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5.6%에서 4.8%로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이 타격받을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인플레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우려가 커진다고 평가하면서 우리나라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에너지원 가격 급등 속 원자재 가격, 물류·공급망 차질 등으로 수입이 30% 이상 증가해 적자가 발생했다"며 "최근 무역적자가 이른 시일 내 흑자전환될 수 있게 관계부처, 유관기관과 합심해 적극적인 수출지원 정책을 펼쳐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