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마약중독 '초위험'…1년새 43% 늘었다

      2022.02.07 15:30   수정 : 2022.02.07 16: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청년들의 마약 문제가 심각 수준에 이르렀다.

마약류 투약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10대 청소년들의 수는 매년 증가세다. 지난해 검찰에 송치된 10대 마약 사범은 전년 대비 40% 이상 폭증했다.

20대 마약 사범도 최근 5년 새 2배 넘게 급증했다. 청년층인 해외 유학파와 래퍼들 사이에서 '펜타닐' 등 병원에서 처방받을 수 있는 마약류가 유행하면서 그 위험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마약 중독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0대 마약 사범, 5년 새 4배 늘어
7일 파이낸셜뉴스가 입수한 대검찰청 마약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투약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마약 사범은 1만6153명으로 2020년(1만8050명) 대비 10.5% 감소했다.

문제는 10대 마약 사범이다. 지난해 검찰에 송치된 10대 마약 사범은 450명을 기록해 2020년(313명) 대비 43%나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17년(119명) 대비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며 2018년 143명, 2019년 239명, 2020년 313명으로 매년 10대 마약 사범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20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검찰에 송치된 20대 마약 사범은 5077명으로 2020년(4493명) 대비 12% 가량 올랐다. 20대 마약 사범도 매년 증가세를 이뤄 지난 2017년 2112명에서 2배 가량 급증했다.

10~20대 청년들의 마약 중독은 상대적으로 끊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 받는 펜타닐, 필로폰 등 향정신성의약품 투약 사범이 많다.

현행법은 마약류를 크게 마약과 향정, 대마 3종류로 나눈다. 마약에는 화학적으로 제조할 수 없는 코카인과 헤로인, 몰핀 등이 포함된다. 향정신성의약품은 화학 제조가 가능한 필로폰과 프로포폴, 졸피뎀 등이 들어간다. 대마는 대마초나 대마 엑기스로 만든 제품을 말한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0~20대 마약 사범 5527명 중 58.5%(3236명)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대마 1945명(35.1%), 마약 346명(6.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은 "일부 향정신성의약품은 병원 처방으로 구할 수 있어 다른 마약에 비해 접근성이 높아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약 관대한 문화 늘어
10∼20대에 마약 복용이 급증하는 원인 중 하나로는 이들이 전통적인 오프라인 마약 유통이 아닌 '온라인 거래'에 능숙하다는 점이 꼽힌다. 아울러 다이어트약, 진통제 등 병원에서 쉽게 처방 받을 수 있는 마약류에 대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쉽게 처방 받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5월 모르핀보다 약효가 100배 강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패치'를 병원에서 처방받은 뒤 온라인 상에 유통하는 등 혐의로 10대 42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마약 중독이 심각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윤흥희 한성대 마약알콜학과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마약의 구매 및 유통이 용이해지면서도 정보는 쉽게 노출되지 않아 온라인과 친숙한 청년층의 마약 시도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이나 영국 등에선 초·중·고 등 일선 학교에서부터 약물 관련 교육을 시행하지만 국내는 턱없이 부족하다.
교육 강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특히 초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판부에서는 초범이라고 가볍게 처벌하는 경향이 있다"며 "청소년 시기에 호기심에 마약을 시작했다가 청년층으로 넘어가 더 센 마약(필로폰)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초범부터 강력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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