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다다른 재택치료, 원격의료가 돌파구

      2022.02.07 18:00   수정 : 2022.02.07 18:00기사원문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가 무섭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7일 사흘째 3만명대를 기록, 4만명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 특히 이날 0시 기준 검사 양성률은 26.0%로 역대 최고치였다.

4명이 검사하면 1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는 높은 수준이다. 우리는 이처럼 비상한 시기에는 비상한 대처가 긴요하다고 본다.
기존 방역·의료 체계가 한계상황에 이르기 전에 원격의료 도입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은 인식하고 있다. 그러니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6개월 만에 중앙재난본부 대책회의를 주재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력"을 당부했을 뿐 속 시원한 대책은 없었다. 정부 스스로 "이달 말께 확진자가 하루 13만명에서 17만명 수준으로 나올 것"(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현행 방역체계가 감당할 수 없는 경우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이 없으니 문제다.

물론 오미크론발 재확산에 대해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문 대통령)는 말도 일리는 있다. 전파율은 높지만 기존의 델타 변이 등에 비해 위중증 환자 발생 빈도가 적고 치명률 또한 낮다는 점에서다. 이는 일부 유럽국이 방역 바리케이드를 치우고 '위드코로나' 태세로 재전환한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로 영국과 덴마크가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풀었고, 스위스는 밀접접촉자의 격리와 재택근무 의무도 해제했다.

우리나라도 길게 봐서 코로나와 공존은 가야 할 길이다. 방역당국이 계절독감 대응 수준의 일상적 방역체계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그런 수순일 게다. 하지만 오미크론 확산세가 정점을 지난 유럽국들처럼 당장 집단면역을 실험하기엔 위험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하반기 그러려다 호되게 쓴맛을 보기도 했었다.

그렇다면 위드코로나를 입에 올리기 전에 그게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선결과제다. 재택치료 인프라 구축도 그중 하나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재택치료 환자 수는 6일 현재 12만명을 돌파했다. 방역당국이 관리 가능하다고 공언한 16만3000명에 못 미쳤는데도 관리체계에는 구멍이 숭숭 뚫렸다. 고열 증상이 나은 뒤에야 재택치료자가 해열제와 체온계 등 치료키트를 전달받는 해프닝은 약과다. 며칠 전 광주에서 고교생이 재택치료 중 숨지는 불상사도 빚어졌다.

이는 원격의료 시스템을 미리 갖춰 놓았더라면 벌어지지 않았을 난맥상이다. 이를 통해 한정된 방역·보건 자원에 걸린 과부하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전 세계 주요국이 이미 도입한 원격의료를 언필칭 정보통신기술(ICT) 최강국인 한국이 외면하고 있다는 건 난센스다.
오미크론발 팬데믹으로 인한 병상 부족으로 어차피 의사·환자 간 대면치료 대신 재택치료가 불가피해졌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다.
이제라도 정부와 정치권, 의료계가 10년 넘게 법제화하지 못한 원격의료 도입이라는 숙제를 푸는 데 합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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