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부부 해커 체포...36억달러 몰수

      2022.02.09 07:01   수정 : 2022.02.09 07: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법무부가 8일(이하 현지시간)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피넥스(Bitfinex)를 2016년 해킹한 해커 부부를 체포했다. 36억달러어치 암호화폐도 몰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검찰은 뉴욕에 사는 일리야 리히텐슈타인(34)과 그의 아내 헤더 모건(31)을 비트피넥스 해킹 혐의로 체포했다.

부부는 2016년 해킹으로 11만9754비트코인, 시가 45억달러어치를 빼돌린 혐의다.

미 법 집행당국이 암호화폐가 범죄에 활용되는 것을 강하게 규제하겠다고 다짐한 뒤 당국이 수사인력을 대폭 확충한 가운데 해 2016년 해킹 범죄자가 검거됐다.


리사 모나코 법무차관은 이날 몰수 금액이 법무부 역사상 최대 규모라면서 범죄자들에게도 암호화폐는 결코 안전한 도피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 연방검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 해커는 2000여건이 넘는 승인되지 않은 거래를 통해 비트피넥스에서 리히텐슈타인의 전자지갑으로 암호화폐를 빼돌렸다.

부부 해커가 당시 빼돌린 암호화폐는 7100만달러 상당이었지만 이후 비트코인 가격 폭등 여파로 지금은 그 가치가 45억달러가 넘는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빼돌린 암호화폐를 '복잡한 돈세탁 과정'을 거쳐 부부가 관리하는 계정으로 옮겼다. 검찰은 이들 부부 전자지갑에 비트코인 9만4000개 이상이 남아있었다고 밝혔다.

기소장에 따르면 헤더 모건은 '래즐칸(Razzlekhan)'이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져 있다.

래즐칸닷컴이라는 웹사이트에 따르면 래즐칸은 "래퍼이자 소프트웨어 최고경영자(CEO)이며 작가 겸 이코노미스트이고, 여러 엇갈리는 직업들도" 갖고 있다.

모건은 한 암호화폐 거래소에 자신의 디지털 자산에 관해 "남자친구(지금은 남편)가 수년(2014년과 2015년)에 걸쳐 내게 암호화폐를 선물했다"면서 "고마울 따름이다"라고 답했다.

법무부가 암호화폐를 몰수했다는 소식에 비트피넥스는 환호했다. 특히 해킹 당한 비트코인 '상당분'을 확보한 점을 크게 반겼다.

암호화폐는 익명성이 보장돼 범죄자들이 자주 활용한다. 특히 랜섬웨어 소프트웨어를 퍼뜨리는 해커들은 주로 비트코인으로 인질금을 받는다.

그러나 법집행 당국이 이를 추적할 단서는 남는다.

암호화폐는 모든 거래가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사법당국이 이를 감시하고 추적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이른바 블록체인 포렌식을 통해 암호화폐를 추적한다.

미 법무부 범죄 담당 차관보 케네스 폴라이트는 이번 검거로 연방당국은 블록체인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를 추적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면서 암호화폐가 범죄자들에게 안전한 도피처나 금융체계의 무법지대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해커 부부는 현재 돈세탁 공모 혐의로 기소됐다.

유죄가 선고되면 최대 20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아울러 이들은 사기 공모 혐의도 받고 있다 최대 형량은 5년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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