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위험 적고 효율은 높고… 바나듐이온 배터리 상반기 상용화

      2022.02.10 18:08   수정 : 2022.02.10 18:08기사원문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화재 위험은 낮추면서 효율성이 높은 바나듐이온 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올해 상반기 상용화된다. 특히 조선·화학업계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바나듐이온 배터리를 주목하고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탠다드 에너지의 바나듐이온 배터리를 활용한 ESS가 올해 상반기 하이마트 압구정점 지상에 설치된다.

ESS를 전기차 충전기의 보조 전력원으로 활용해 이용객들에게 충전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사실상 일반 대중에는 첫 선을 보이는 셈이다.


원래 VIB를 적용한 ESS는 기술 기준이 없어 인·허가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 바나듐이온 배터리가 물 성분 수계 전해액을 사용해 화재 위험성이 적을 것으로 보고 안정성 검증 및 기술 기준 마련을 위해 실증 특례를 승인했다. 바나듐이온 배터리는 이제 막 시작 단계인 만큼 이번 실증 사례가 성공으로 이어지면서 양산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바나듐은 원소 차트에서 23번째에 해당하는 광물로, 철과 섞으면 탄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활용 가능성이 풍부한 자원이다.

바나듐이온 배터리는 전기 밀도를 높이기 위해 휘발성이 높은 물질을 전해액으로 사용하는 리튬 전지와 달리 전해액 주 성분이 물이기 때문에 불이 붙을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고 외부 충격 등으로 인한 열 발생도 거의 없다. 또 출력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2배 가까이 높고, 수명도 4배 이상 길며 반복적인 충전·방전에도 배터리 성능 저하가 거의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기존 바나듐 레독스 흐름 배터리와 비교하면 훨씬 작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휴지곽 정도의 부피를 차지한다. 현재 바나듐이온 배터리의 크기는 260x110x110㎜이며 무게는 4.8kg다. 따라서 당장 전기차 등에는 적용이 어렵고 ESS 용도로 특화한다는 전략이다.

조선·화학업계가 바나듐이온 배터리에 주목하고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스탠다드 에너지와 내년 상반기까지 바나듐이온 배터리 기반 선박용 ESS 솔루션을 개발해 해상 실증·선급 승인을 추진키로 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화재 위험이 적다는 게 최대 장점"이라며 "부피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크지만 컨테이너선 등에서 ESS를 싣고 활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도 약 650억원을 투자해 스탠다드 에너지 지분 15% 가량을 확보하며 2대 주주가 됐다.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관련 사업을 강화하는 가운데 신사업으로 바나듐이온 배터리를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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