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건배달이 배달비 올린다? 주범 몰린 배민·쿠팡은 억울해

      2022.02.21 17:27   수정 : 2022.02.21 17:27기사원문
코로나19와 맞물려 외식업 전체 매출에서 배달앱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약 4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추산된 것. 즉 음식점을 운영하는 외식업주가 오프라인 매장 대신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음식을 판매하는 사례가 날로 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달비 체계 마련에 대한 논의가 시급한 이유다.



■배달앱별 수수료 공개 예정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소비자 단체를 통해 치킨 등 일부배달음식에 대한 배달앱별 배달 수수료를 비교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가격 경쟁을 유도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이미 소비자들은 주문금액 등에 따라 정해지는 배달비 정보를 개별 앱에서 확인하고 있다. 즉 소비자들은 배달음식을 주문하기 전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에서 배달비까지 비교한 후, 최종 결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배달비 공개 정책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또 업계에서는 배달앱 사업모델별로 다르게 운영되는 배달비 체계에 대해 파악한 후에 개선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달앱은 사업모델에 따라 '단순 중개형'과 '통합형'으로 나뉜다. 배달의민족은 단순 중개형이 85~90%를 차지하고, 나머지 10~15% 가량이 '배민1'으로 대표되는 통합형이다. 쿠팡이츠는 100% 통합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배민1과 쿠팡이츠처럼 통합형은 단건배달 하나당 5000~6000원 이내 배달비를 음식점주와 고객이 나눠낸다"면서 "최근 불거진 배달비 1만원 등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이다"라고 강조했다 .

■배달비 1만원은 불가능한 구조

단순 중개형은 음식점이 배달대행업체와 별도로 계약해야 하는 구조다. 즉 배달의민족이 실시하는 단순 중개형은 그야말로 배달앱 플랫폼이 음식점주와 고객을 연결할 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달대행업체 일부에서는 배달비 인상의 주범이 배민1과 쿠팡이츠가 운영하는 단건배달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예를 들어 2만원을 내고 치킨을 주문했을 때 배달비가 1만원이라고 가정하면, 단건배달의 경우 고객과 음식점주가 5000원 내에서 나눠 내고 나머지 할증은 모두 배달앱이 지불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배달대행사가 배달하는 단순 중개형은 배달비가 1만원이라고 할 경우, 음식점주가 주문금액의 37.5%가 되는 7500원을 모두 지불해야 한다.

■긱이코노미 현실 반영돼야

'긱이코노미' 등 플랫폼 근로자 특성상 직접고용 형태를 지양하고 있는 것은 라이더 수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인사업자인 라이더들은 좀 더 많은 배달비를 주는 곳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배달앱이 많은 라이더들을 직접고용해야 하지만 라이더들은 각자 여건에 따라 일한만큼 보상받는 간접고용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긱이코노미 등 노동 현실을 무시한 채 배달비 증가 책임을 배달앱과 같은 플랫폼사에 전가할 경우 사회적 갈등은 더 커질 수 있다"면서 "특정 업체를 무조건 규제하기보다는 고객, 음식점주, 라이더, 배달앱, 배달대행사 등 플랫폼 참여자가 납득할 수 있는 배달비 체계를 만들기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슈타티스타에 따르면 2019년 약 284조원이었던 긱이코노미 시장 규모는 2023년 52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11월 발간한 '2021년 플랫폼 종사자 규모와 근무실태'에 따르면 플랫폼을 매개로 노무를 제공하는 플랫폼 종사자는 전체 취업자의 8.5%인 약 220만 명으로 조사됐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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