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기업, 고유가·강달러 '이중고'… 기러기 아빠 '환율쇼크'

      2022.03.07 18:20   수정 : 2022.03.07 18:20기사원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220원을 훌쩍 넘었다. 지난주 1210원대로 올라선 데 이어 다시 1220원까지 돌파한 것이다. 강달러에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됐고, 인플레이션 우려도 깊어졌다.

외환당국도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양국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은 125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환율 1250원 다가서나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14.2원)보다 12.9원 오른 1227.1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 2020년 6월 22일(1215.8원) 이후 1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부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14.2원)보다 4.8원 오른 1219.0원에 개장했다.
그러나 장 초반 일찌감치 1220원을 넘어섰고 장 중 연고점인 1227원대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지속되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1200원을 넘어선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이다. 이후 러시아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이달 4일에는 1214.2원에 거래를 마치며 1210원마저 넘었다. 다시 7일 1220원을 돌파해 현재까지 7거래일 연속 1200원대에서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250원까지 치솟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러시아군이 유럽 최대 규모의 우크라이나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하는 등 공격을 이어가는 데다 양국의 협상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양국의 전쟁이 더 장기화된다면 글로벌 경기가 위축될 수 있고, 러시아가 보유한 달러 유동성이 막히면서 달러 강세는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의 통화긴축 이슈도 맞물려 있다. 이 역시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0.25%p 금리인상 전망은 지속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이슈는 장기화되는 모습으로 극적 타결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금융시장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변동성이 큰 만큼 환율 상단을 열어두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해외송금 부담… 기업도 한숨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울상인 기업이나 개인이 늘고 있다. 실제로 해외유학생을 둔 학부모는 환율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눈덩이처럼 치솟았다. 이들은 연초 원·달러 환율 대비 상승한 폭만큼 송금을 더 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서울 송파에 살고 있는 전모씨(49)는 지난해에 비해 훌쩍 뛴 달러에 가슴을 졸이고 있다. 정씨는 매월 주거비와 생활비, 교통비 등으로 4000달러를 보내주는데 지난달 말에는 원화로 490만원을 환전해야 했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450만원을 환전하면 4000달러가 됐다. 최근 환율 움직임을 보면 이달 말에는 500만원을 환전해야 할 상황이다. 1년 만에 월 50만원이나 추가 지출해야 되지만 미국에 있는 가족들은 현지 물가급등으로 오히려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고 한다.


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수입기업의 경우 수입단가가 상승하는 요인이 된다.
수입부품 의존도가 높은 국내 완제품기업도 장기적으로 단가상승이 불가피하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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