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2030대 표적'...도쿄 독가스 테러 日옴진리교 잔당 '세 확대'
2022.03.21 15:16
수정 : 2022.03.21 16:18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일본 열도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일본의 신흥종교집단 옴진리교의 지하철 독가스(사린가스)테러가 발생한 지 27년이 지났으나, 현재까지도 옴진리교 계승 단체들이 일본의 2030대를 중심으로 세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로 사회관계망(SNS)등 온라인을 통해 접근한 뒤, 단순 친목 모임으로 가장해 포섭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으로 고립감을 느낀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집중 타깃화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1일 도쿄신문은 일본 공안조사청 조사에 기반해 옴진리교 계승단체인 알레프 등 3개 단체에 지난해 80여명 이상이 신규 가입했다고 보도했다.
옴진리교 교단 자체는 1995년 독가스 테러 직후인 이듬해 해산됐고, 교주 아사하라 쇼코 등 주범들에 대한 사형도 지난 2018년 사건 발생 23년 만에 집행됐다. 하지만 해산된 조직에서 떨어져나간 이들이 다시 단체를 결성했다. 현재 옴진리교에 뿌리를 둔 3개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주류파인 '알레프'와 알레프의 전 간부들이 만든 파생 집단인 '야마다들의 집단', '빛의 고리' 등이다. 이들 3개 단체는 일본 47개 광역지역 가운데 15개 지역에 총 30개 시설이 있으며, 약 1650명의 신자를 거느리고 있다. 최근 신자수가 크게 증가한 지역은 아이치·기후·미에·이시카와·후쿠이·도야마현 등 주로 일본 중부지역이다.
신규 입회자는 지난 2020년 60명에서 2021년 80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연령대는 34세 이하가 전체의 약 70%로 젊은세대의 참가가 눈에 띈다.
가입 경로는 SNS나 자원봉사 모집 사이트를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단체명을 숨긴 채 요가 교실이나 공부 모임에 초대하는 형태로, 인간관계를 깊게 한 뒤 사형된 아사하라 쇼코 교주의 주장을 세뇌시키거나, "지하철 독가스 사건은 음모다"라는 식의 주장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시다 기미아키 일본 탈컬트협회 대표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사태로 인해 고독감을 느끼는 사람이 증가한 가운데, 온라인을 통한 연결도 활발해졌다"며 "(옴진리교 관련 단체들이)인터넷을 통해 접근해와도 아무도 수상하게 생각하지 않게 됐다"고 지적했다.
1995년 3월 20일 옴진리교의 도쿄 지하철 독가스 테러로 13명이 목숨을 잃고, 6000여명이 중경상을 당했다. 당시 옴진리교는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을 이용하는 출근시간에 도쿄 지하철 3개 노선, 5개 차량에 맹독성 사린가스를 살포했다. 교주인 아사하라 쇼코는 당초 1984년 도쿄 시부야에 요가를 수행 단체를 설립, 이후 1989년 종교 법인으로 인가를 받고 종말론적 신앙론을 주장했다. 당시에도 청년층을 중심으로 교세를 확장했다. 교주 아사하라 쇼코는 공중부양을 한다면서 신도를 늘렸다. 신자수는 한때 1만 명을 넘었으며, 모스크바 등 4곳에 해외 지부를 두기도 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