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웬·골드만삭스...월街 투자은행들, 가상자산 속으로 '성큼'

      2022.03.24 16:52   수정 : 2022.03.24 16: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월스트리트의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기관 고객들에게 가상자산 직접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상품까지 나올 정도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200억달러(약 24조3640억원)를 넘나들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고 최근 미국 금융당국의 긴축 기조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등 투자 메리트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美투자은행 "가상자산 직접투자 서비스..수백개 고객리스트 확보"

24일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와 외신 들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인 코웬(Cowen)은 기관 고객들에게 가상자산 현물투자를 제공하기 위한 가상자산 투자회사 코웬디지털 운영을 공식화했다. 코웬은 비트코인(BTC)와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등 16개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제공해왔으며 수백명의 고객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 고객은 코웬의 헤지펀드와 뮤추얼펀드 패밀리오피스(가문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회사) 등이다.



외신들은 코웬디지털 출범에 대해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월스트리트의 선두에 자리잡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댄 샤니 코웬 공동사장은 "규모가 큰 경쟁업체와는 다른 방식으로 법률과 내부 감사(컴플라이언스), 규제 기관과 협력할 수 있었고, 솔루션을 더 빨리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규모 은행인만큼 상대적 신생 투자부문인 가상자산 시장에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웬디지털은 미국 내 35개주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미국 외에도 캐나다와 영국 아시아 지역에서도 라이선스 획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00년 역사의 투자은행 코웬은 지난해 5월에는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를 고객으로 하는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코웬은 이를 위해 스탠다드 커스터디 앤 트러스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10개월 가까이 수탁사업을 하며 가상자산에 대한 노하우를 쌓은 코웬이 본격적으로 고객들에게 가상자산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단계로 들어선 것이다.

골드만삭스, OTC 통해 가상자산 직접 투자 시작

세계 3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골드만삭스 역시 가상자산 시장에 성큼 들어섰다. 21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미국 대형투자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비트코인 장외거래(OTC)를 시작했다. 가상자산 운용사 갤럭시디지털과 손잡고 비트코인 가격에 연동된 파생상품인 비트코인 차액결제옵션 거래를 시작한 것이다. 차액결제옵션(Non-deliverable option)은 기초자산인 비트코인을 주고받지 않고 결제일에 옵션 가격의 차액만 주고 받는 상품이다.


기존에 투자은행들은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투자신탁(GBTC)이나 시카고 상업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ETF 등 간접투자상품에 주로 투자해왔다. 이번 OTC 거래는 골드만삭스가 직접 가격 변동 리스크에 노출되는 것을 감수하고 투자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가상자산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미안 밴더빌트 갤럭시디지털 공동회장은 "글로벌 전통 자산 시장의 최고 기업인 골드만삭스가 투자에 나선 것은 헤지펀드 같은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클래스의 성숙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역시 가상자산 펀드 투자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코인데스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투자 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는 운용자산이 1500억달러(18조292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 레이 달리오는 지난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며 "비트코인을 포함해 자산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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