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포착...내달 중 7차 핵실험 우려
2022.03.27 19:37
수정 : 2022.03.27 19:37기사원문
27일 우리 군과 정보당국에 의하면 북한이 지난 2018년 폐쇄한 것으로 알려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내 지하갱도 복구 작업에 속도를 내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보당국 등은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를 단기간에 복구하기 위해 갱도 내부로 가는 통로를 새로 굴착하고 있는 것으로 포착함에 따라 북한이 이르면 다음 달 중 이곳에서 '제7차 핵실험' 준비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초 무너진 입구 쪽을 복구하는 정황이 포착됐지만 최근 이를 중단하고 갱도로 들어가는 새 통로를 뚫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계리는 2006년부터 2017년까지 6번에 걸쳐 핵실험이 이뤄진 장소다.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2009년 5월 25일, 2013년 2월 12일, 2016년 1월 6일과 9월 9일, 2017년 9월 3일 등 6차례 핵실험이 이뤄졌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북부 핵시험장'으로 부른다. 풍계리는 고도가 2200m다. 풍계리는 해발 2205m 만탑산을 비롯해 기운봉, 학무산, 연두봉 등 해발 1000m 이상 산들로 둘러싸여 있다.
북한은 2018년 5월 24일 풍계리 핵실험장 내 2~4번 갱도를 우리나라를 비롯한 외신 기자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파' 방식으로 폐쇄했다.
3번 갱도는 2018년 5월 폭파된 바 있다. 북한은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2018년 5월24일 한국을 비롯한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등 5개국 취재진을 초청한 가운데 풍계리 핵실험장 중 일부를 폭파했다. 북한은 당일 오전 11시 핵실험장 2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한 것을 시작으로 오후 들어 4번 갱도, 3번 갱도, 관측소, 생활동 본부 등을 잇달아 폭파했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2018년 4월 '공화국 북부(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한 데 따른 후속조치였다.
풍계리 핵실험장 내엔 모두 4개의 핵실험용 지하갱도가 있다. 이 가운데 1번 갱도는 2006년 제1차 핵실험에 사용된 뒤 폐쇄됐고, 2번 갱도에선 2~6차 핵실험이 이뤄졌다.
다만 3~4번 갱도는 2번 갱도보다 내부 공간이 넓은 데다, 그간 핵실험을 실시하지 않았던 만큼 "2018년 폭파 때 갱도 입구만 무너뜨렸을 경우 재건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암반 대부분이 화강암으로 지하 갱도는 두꺼운 격벽이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며 여러 갈래로 뻗어있고 달팽이관 모양으로 건설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핵실험 후 발생하는 각종 방사성 물질 유출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를 복구, 재건하는 데 "최대 3~6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해왔다. 일각에선 "1개월 안팎의 시간이면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음달 4월 15일엔 북한의 최대 명절인 김일성 110주년 생일 이른바 '태양절'과 4월 25일엔 조선인민군 창건 90주년 등의 기념일이 있다.
군 소식통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지하 갱도 재건 징후는 이달 중순에도 포착됐다"며 "한·미당국은 긴밀한 협조를 유지하며 관련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올 1월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에서 핵·ICBM 시험 '모라토리엄 해제'를 검토할 것을 관계부서에 지시했고, 북한은 이달 들어 ICBM 시험발사를 재개했다. 북한은 지난 24일 쏴 올린 미사일이 신형 ICBM '화성-17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