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출범 첫날 '부동산 대못'부터 뽑았다..양도세 중과, 1주택기준 완화
2022.05.10 09:17
수정 : 2022.05.10 11:15기사원문
기획재정부는 9일 '양도소득세 개선을 위한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 보도자료를 내고 이러한 방침을 공개했다. 기재부는 "과도한 세부담과 규제를 완화하고 매물 출회를 유도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는 한편, 거주이전 관련 국민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지난 3월 말부터 발표한 방침으로 새 정부 출범 첫날부터 '1호 정책'으로 현실화한 것이다.
그 동안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양도하면 기본세율 6~45%에 2주택은 20%포인트(p), 3주택 이상은 30%p 중과세율을 적용한다. 양도차익의 최대 75%를 세금으로 내야한다.
주택을 3년 이상 보유했을 때 양도차익의 최대 30%까지 공제하는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혜택도 받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내년 5월9일까지 보유기간 2년 이상인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하면 중과세율 없이 기본세율(6~45%)만 적용한다. 주택을 3년 이상 보유했다면 양도차익의 최대 30%까지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는다.
2주택자가 10년간 보유한 주택 한 채를 15억원에 팔아 5억원의 양도차익을 남겼다면 지금까지는 중과가 적용돼 양도세 2억7310만원을 내야 했다. 하지만 이날부터는 기본세율만 적용해 절반가량인 1억3360만원으로 줄어든다. 3주택자가 15년간 보유한 주택을 20억원에 팔아 10억원의 차익을 남겼다면 중과세율을 적용한 양도세는 6억8280만원에 달하지만 기본 세율은 2억5755만원으로 무려 4억여원이나 세 부담을 덜 수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강화된 다른 다주택 규제도 정상화한다. 1세대 1주택자인 실수요자의 세금 부담을 덜기 위해 일시적 2주택자의 경우 1주택자와 같은 수준으로 요건을 완화한다.
현재 조정대상지역에서 이사 등으로 거주지를 옮길 때 1세대 1주택으로 양도세 비과세를 받기 위해서는 신규 주택을 취득한 뒤 1년 이내에 종전 주택을 양도하고 세대원 전원이 신규 주택으로 전입해야 했다. 일부 세대원이 직장이나 치료 등을 이유로 이사하지 못한 경우 나머지 세대 전원이 전입신고를 마친다는 조건 아래, 일시적 2주택으로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었다.
1년이라는 기한이 너무 촉박해 일부 매도자들이 주택을 급하게 처분하거나 주택을 팔지 못해 비과세를 적용 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는 등 문제점이 발견됐다. 10일부터는 종전·신규주택 모두 조정대상지역인 경우 종전주택 양도기한을 1년에서 2년으로 완화하고, 세대원 전원 신규주택 전입요건도 삭제한다.
다주택자가 주택을 양도해 1주택을 보유할 경우 보유기간을 재기산(리셋)하는 규정도 개선한다. 1가구 1주택자가 2년 이상 실거주할 경우 양도세 비과세 특례가 적용되는데, 지금까지는 다주택자가 집을 한 채 남기고 모두 양도해 1주택자가 된 시점부터 보유·거주기간을 재계산해왔다. 이는 법령이 모호한 탓에 도리어 다주택자 절세방안으로 활용되는 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새 정부는 실제 보유·거주한 기간을 인정하는 것으로 제도를 합리화하고, 2년 보유·거주한 경우 1주택이 된 시점에 즉시 비과세 적용 받고, 매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은 오늘부터 시행된다. 시행령 개정은 국회 동의 없이 행정부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입법예고(10~17일)와 국무회의(24일)를 거쳐 이달 말 공포 예정으로 10일 이후 양도분부터 소급 적용한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