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8조·폴란드 40조 수주 정조준… ‘K원전 수출’ 붐 살린다
2022.05.29 18:23
수정 : 2022.06.08 13:39기사원문
체코, 폴란드 등 해외 원전의 큰장이 서면서 우리나라가 연내 제2 수출 낭보를 전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조원 규모 체코 두코바니 원전(1200㎿ 규모)은 경쟁자가 한국, 미국, 프랑스 3개국으로 좁혀지면서 수주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최소 40조원 규모로 평가받는 폴란드 원전 6기(총 6000~9000㎿ 규모)도 우리나라가 경쟁국인 프랑스 등보다 높은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으로 따내겠다는 각오다.
유럽, 동남아시아에서 원전 건설 추진이 활발해지면서 향후 우리나라의 해외진출 기회도 커지고 있다. 네덜란드(1500㎿급 2기), 카자흐스탄(1000~1400㎿급 2기)과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3·4호기 건설재개사업, 필리핀 바탄원전 건설재개사업 등이 주요 타깃이다. 이같이 우리나라가 해외 원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탈원전 정책으로 무너진 국내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이 급선무다. 중소 원전업계는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와 노후 원전 10기 대부분의 계속운영 결정이 고사위기에 빠진 원전산업 회복의 첫단추라고 강조하고 있다.
■해외 원전 수주 기대감 높아져
29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새 정부 들어 우리나라의 제2 원전 수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한미 원전동맹을 강화하면서 국내외 원전시장 주도권을 되찾고 있어서다. 8조원 규모 체코 두코바니원전은 우리나라 수주 가능성이 높다. 체코가 지난해 11월 발주사 안보평가로 중국, 러시아를 탈락시켜 수주전은 한국, 미국, 프랑스 3파전이다. 한미 원전동맹으로 한국과 미국이 손을 잡을 수도 있고, 한국 독자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오는 11월 입찰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40조원 이상인 폴란드 첫 원전 루비아토프-코팔리노 원전도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폴란드는 노후화된 화력발전소를 원전으로 대체하기 위해 2개 부지에 6000~9000㎿ 규모 경수로(PWR) 6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달 폴란드 정부에 원전 건설사업 제안서를 제출해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전력공사(EDF)와 경쟁하고 있다.
또 한수원은 1200㎿ 규모 이집트 엘다바 원전 4기 건설사업 중 구조물 시공·기자재 설치에 참여하고 있다. 엘다바 원전은 러시아 국영 원자력기업 로사톰의 자회사 JSC ASE가 건설하고, 한수원은 터빈 건물 등 2차측 건설사업에 참여한다.
유럽, 동남아시아에서 원전 건설 추진도 활발하다. 우리나라는 네덜란드(1500㎿급 2기), 카자흐스탄(1000~1400㎿급 2기)과 루마니아(체르나보다 3·4호기 건설재개사업), 필리핀(바탄원전 건설재개사업) 수출도 기대하고 있다.
한미 원전동맹이 강화되면서 민간기업의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에 따르면 2035년까지 소형모듈원전 시장은 연 15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두산그룹은 SMR과 가스터빈, 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사업에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GS그룹은 SMR과 수소(블루암모니아), 신재생·친환경발전 등 청정에너지 사업에 10조원을 투자한다. GS에너지는 뉴스케일파워의 주주로 참여한 데 이어 뉴스케일파워,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과 함께 차세대 SMR 개발과 세계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SK그룹은 미국 테라파워와 함께 포괄적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SMR 사업에 나설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웨스팅하우스, 홀텍사 등 세계적인 기업과 전략적 제휴 및 협업체계를 강화해 국내 기업 최초 미국형 대형원전 사업 참여,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및 원전해체 등 원자력 전 분야에 걸쳐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SMR과 초소형모듈원전(MMR) 등 소형원자로 및 수소 생산 △원전해체·핵주기 △연구용 원자로 및 핵연료제조시설 사업을 추진한다.
■원전 생태계 복원이 급선무
원전 수출을 위해선 국내 원전 생태계 복원도 급선무다. 새 정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신속히 재개할 방침이다. 신한울 3·4호기 착공은 오는 2025년 초로 계획되고 있다. 또 안전성을 전제로 운영허가 만료 원전 10기의 계속운전도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리 2호기와 고리 3호기가 각각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운영변경 허가신청될 전망이다. 미국(최장 80년) 등 글로벌 주요국들도 원전 수명을 대거 연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전 생태계 복원에 기대하면서 절차적 정당성도 강조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전 정부 인사들이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며 "새 정부는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절차적 정당성을 갖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