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文뵈려 평산마을 갔더니 '욕설'이 너무 적나라…눈앞이 캄캄"
2022.06.20 05:15
수정 : 2022.06.20 14:54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휴일을 맞아 경남 양산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았다가 마음이 몹시 언짢고 마음이 험악해지기까지 하더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는 더없이 평안해 보였지만 사저 주변을 온통 보수단체들이 내뱉는 욕설이 맴돌고 있는 "뉴스에서나 보던 광경을 직접 보고 들으니 그 심각성은 상상 이상이었다"며 "더욱 적극적인 집회 금지조치가 필요하다"고 윤석열 대통령과 경찰에 요구했다.
고 의원은 20일 새벽 SNS에 "19일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 의원 등과 함께 대통령님이 계시는 양산 평산마을에 다녀왔다"며 대변인 출신 김의겸, 정무수석을 지냈던 한병도 의원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소개했다.
고 의원은 "흙나르기와 잡풀뽑기 등을 위해 모두들 국회배지를 떼고 운동화 등 편한 복장으로 모였고 블루베리 수확도 좀 했다"며 문 전 대통령와 함께 수확한 블루베리를 들어 보였다.
이어 "여전히 열매의 크기가 작은 것이 영 마음에 걸리더라"며 하고픈 말을 시작했다.
고 의원은 "식물도 사랑을 먹고 자라야 건강하게 잘 자라기에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관심의 눈길을 많이 보내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사저 어느 위치에 있든 길가 시위대들의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은 너무 적나라하게 들렸고 우리끼리 왁자지껄 떠들다가도 2-3초 조용해지기만 하면 그들의 욕설은 우리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집 꼬맹이들과 같이 와야지 했다가도 낯뜨거운 욕설을 듣고 놀랄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해져 이내 단념했다"며 도저히 듣고 지낸 수준의 욕이 아니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고 의원은 "칼날같은, 저주가 담긴 저 소리들을 매일 듣고 있는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겠나 싶었고 마을주민들이 겪어야 할 끔찍한 소음피해를 생각하니 제 마음 또한 험해지더라"며 "대통령이 살고 계신 집 앞이어서만은 아니라 매일매일 언어의 폭력 속에 살아가야만 하는 주민들을 그대로 두는 건 무책임한 일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고 의원은 "이대로 방관만 하고 있는 정부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를 향해 더욱 적극적인 집회 금지조치를 주문했다.
고 의원이 평산마을을 다시 찾은 건 지난 5월 10일 문 전 대통령 귀향 때 동행한 이후 1달 9일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