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 못버텨… 간판 내린 가게 1년새 10배 치솟았다
2022.07.03 18:37
수정 : 2022.07.03 20:54기사원문
3일 국내 최대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따르면 지난 6월 한달간 점포 매도건수는 652건에 달했다.
실제 대한민국 상업지 메카인 서울 명동에도 '매매' '임대' 등 새로운 주인이나 임차인을 구하는 전단지가 붙은 상가가 늘고 있다. 명동에서 상가를 운영 중인 김모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지만 텅 빈 점포는 오히려 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한계에 달한 사장들이 물가와 금리를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계청이 집계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약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보다 더 높은 6%까지 관측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대출금리 상승도 자영업자들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국은행이 추산한 국내 자영업자 대출잔액 규모는 올해 1·4분기 기준 960조7000억원이다. 이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말 684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40.3% 증가한 수치다.
일각에선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것'이 아닌 '빚을 내 빚을 갚는' 자영업자들이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원재료와 인건비, 임대료 등 오르지 않은 것이 없다"며 "직원 월급을 주면 남는 게 없어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5% 인상과 관련해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대부분 "안 그래도 원재료 가격이 비싼데 최저임금까지 올랐다. 음식 가격 올리면 고객이 떠날 것 같아 올리지도 못하고 있다"거나 "이제는 최저임금 받은 아르바이트생이 사장보다 더 벌어 가는 세상이 오는 것이냐" "자영업자는 다 죽으라는 거냐" 등 비관적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대출금이 늘어난 자영업자도 많고 원자재 값도 계속해서 오르고 있어 손실보전금도 큰 도움은 되지 못한다"며 "최저임금까지 올라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많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물가상승에 소비도 발목을 잡히는 모양새다. 올 1·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서 가계소득은 지난해보다 10.1% 증가했지만 실질소득은 물가상승 등의 영향으로 6.0% 증가에 그쳤다. 1·4분기 식료품 지출은 0.9% 증가했지만 실질지출은 3.1% 감소했다. 교통 역시 명목지출(2.8%)은 늘어난 반면 실질지출은 6.0% 줄었다. 물가상승이 지속될 경우 경제 전반의 회복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전업주부인 B씨는 "대형마트에 가면 1주일 사이에 눈에 띌 만큼 가격이 오른 제품이 늘고 있다"며 "한달간 식료품비로 약 20%를 더 지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