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 있냐" "언니가 범인이죠?"…가양역 실종 가족, 악성 문자 피해 호소
2022.07.09 09:10
수정 : 2022.07.10 20:12기사원문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서울 지하철 9호선 가양역 인근에서 실종된 김가을씨(24)의 친언니가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한 뒤 악성 메시지에 시달린다고 호소했다.
김씨의 언니 A씨는 지난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 동생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보 주신 분들 덕분에 동생이 사라진 후 지금까지 희망을 품고 버텨올 수 있었다"고 적었다.
이어 "하지만 점점 감당하기 힘들어지는 장난에 이제는 잠을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이제 제 번호로 제보는 받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보는 경찰서로 부탁한다고 강조한 A씨는 "제 번호가 올라가 있는 글은 비공개 및 삭제처리 부탁한다. 저 역시 번호를 곧 바꿀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동안 받은 메시지를 갈무리해 공개했다. 한 누리꾼은 제보가 아닌 성희롱성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저기 남자친구 있니. 없으면 XX하자"라고 했다.
또 다른 메시지에서 A씨가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동생 제보를 받는 거로도 정신이 없어서 답장 그만하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하자, 상대방은 "뭐하러 그래요. 죽을 거면 세금 낭비나 하지 말고 죽으라 하지"라고 악담을 쏟았다.
동시에 A씨의 인터뷰 목소리를 들었다며 "(목소리가) 무서우리만큼 태연하던데 언니가 범인이죠?"라고 의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앞으로 이런 상대방을 생각하지 않는 발언은 삼가달라"며 "가을이를 찾게 된다면 꼭 도움 주신 분들께 알리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퇴근 후 미용실에 다녀와 인스타그램에 인증 사진도 올렸던 김씨는 지난달 27일 실종됐다.
김씨는 이날 오후 11시쯤 가양역에서 내려 1㎞ 정도 떨어진 가양대교 남단 방향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이후 행적이 묘연하다. 휴대폰 위치신호 역시 가양대교 근처에서 잡힌 것이 마지막이다.
경찰은 통신 내역과 CCTV 등을 확인하며 김씨의 행적을 추적하다가 지난달 30일부터는 서울경찰청 드론(무인기)팀까지 투입했다.
경찰은 범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