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미술’ 알린 단색화처럼… ‘K-조각’의 미래를 보다
파이낸셜뉴스
2022.07.14 18:02
수정 : 2022.07.14 18:53기사원문
(1) 한국 조각의 세계화
![‘K-미술’ 알린 단색화처럼… ‘K-조각’의 미래를 보다 [K-스컬프처와 한국미술]](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2/07/14/202207141853054772_l.jpg)
![‘K-미술’ 알린 단색화처럼… ‘K-조각’의 미래를 보다 [K-스컬프처와 한국미술]](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2/07/14/202207141853064932_l.jpg)
이번 연재는 '한국 조각'이라는 익숙한 언어를 놔두고 왜 'K-스컬프처'라는 신생의 용어를 선택했는가. 우리 주변에서 최근에 '한국화를 이룬 무엇'으로 체험적으로 수용되고 있는 K팝, K필름, K컬쳐 등 다양한 흐름 속에서 K-스컬프쳐라는 한국 조각을 조망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K를 접두사로 둔 이러한 용어들이 대개 한국 문화산업의 세계 시장 진출 등을 도모한다고 할 때 순수 예술의 영역에 있는 한국 조각에 이러한 이름을 붙이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또 예술가 개인 주체의 다양한 예술 세계를 K라는 접두사로 묶어내는 일이 가능한 일인가.
'K-Sculpture'는 K팝, K필름, K컬처라는 용례들과 맞물려 한국 조각을 영문 이름을 통해 세계 미술 현장에 적극적으로 소개하려는 목적을 명확히 한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명명은 언제나 ‘호명(呼名)’의 관계를 전제한다. ‘이름을 짓는 일’이란 ‘이름을 부르는 일’과 필연적으로 연동되기 때문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됐다"고 노래했던 시인 김춘수의 시처럼 명명이란 호명으로 자리 이동하면서 그 유의미성을 담보한다.
그런데 명명으로부터 호명이 실현되는 것은 쉽지 않다. 일제 강점기의 유산인 동양화라는 명칭을 1971년부터 한국화로 개명하자는 김영기의 주장이 비로소 실현된 것은 1982년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구체적으로 호명되면서부터였으니, 한국화라는 명명은 호명에 이르기까지 근 10년의 세월이 걸린 셈이다. 앞으로 K-스컬프처라는 명명이 구체화되는 일은 다양한 호명의 사건들이 연이어 지속되면서 가능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K-스컬프처는 과연 무엇이고 어떻게 규정될 수 있을까. 그것의 고유한 속성은 무엇이고 브랜드화는 가능할까. 한국 조각은 언제 시작됐고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가. 오늘날 다원미술의 흐름 속에서 K-스컬프처는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
이 같은 질문들 속에서, 김성호, 조은정, 김하림, 김윤섭, 전강옥, 박수진, 정윤아 등 총 7인의 미술 전문가들은 한국 조각사, 한강조각프로젝트, 공공조각, 동시대 다원화 조각, 조각 시장 등의 범주에서 K-스컬프처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펼쳐놓을 예정이다. 많은 독자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김성호 2022한강조각프로젝트 총감독·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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