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문제는 유가 아닌 식량가격 급등" 블랙록 핑크

      2022.07.17 04:13   수정 : 2022.07.17 04:1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금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유가 상승세가 아닌 식량 가격 고공행진이라고 경고했다.

핑크는 16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지금 걱정하고 있는 한 가지는 우리가 식량 문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식량 가격 고공행진이) 단순히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끌어올리기 때문만은 아니라면서 "이로 인해 지정학적 갈등 역시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이에따라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나서자 휘발유 등 에너지, 그리고 비료를 비롯한 석유에서 뽑아내는 농업 생산 필수품들의 가격이 폭등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주요 수출국인 곡물, 식용유 가격 역시 치솟았다.


유가는 경기침체 우려와 이에 따른 수요감소 전망으로 지난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식량 가격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13일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닭고기와 밀가루 가격이 1년 전보다 각각 20% 가까이 뛰었고, 마가린 가격은 34% 폭등했다.

핑크는 일상생활이 타격을 받는다는 점 때문에 관심이 휘발유 가격에 쏠려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바로 식량"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으로 인해 "(세계 주요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 경작지들이 엄청나게 파괴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세계적으로 비료 값은 100% 가까이 폭등했다"면서 "비용 부담이 늘면서 비료 사용이 줄고 있고, 이로 인해 전세계 작황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핑크는 최근 유가 하락세로 비료 생산 비용이 줄어들면서 비료 공급이 확대되기는 하겠지만 농업의 특성으로 인해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비관했다.

비료 공급이 영농기에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뒤늦게 비료 공급이 크게 늘고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도 작황을 되돌릴 수 없다.

세계은행(WB)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여파로 올해 전세계 식량 가격이 원자재 가격 상승세를 크게 웃도는 20%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주로 식량을 수입하던 아프리카가 특히 타격이 크다.

아프리카개발은행(ADB)에 따르면 현지 비료 가격은 300% 폭등했고, 비료가 200만t 부족하다. 이에 따른 작황 악화가 예상된다.
ADB가 15억달러를 들여 농민들을 대상으로 비료 지원에 나섰지만 올해 식량 생산은 2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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