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차를 새차로 둔갑시켜 판매한 '벤츠'.. "교환 원하면 1500만원?"
2022.07.26 04:05
수정 : 2022.07.26 04:04기사원문
24일 벤츠 네이버 카페에서는 '벤츠에서 썩은 차를 팔았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작성한 차주 A씨는 "구매한 지 2주 밖에 되지 않은 벤츠GLS에 내부 부품이 부식된 사실을 알게됐다"며 "출고 다음 날 스피커, 음성 관련 부분이 작동하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딜러에게 알렸더니 서비스센터 예약을 잡아줬다.
사진에는 구매한지 2주 밖에 되지 않은 새 차인데도 차량 내부는 녹슨 흔적이 보였고 정체 모를 흰색 가루도 가득 붙어있었다.
A씨는 "센터 직원들도 놀라며 제작 당시 문제로 보인다고 했다"며 "컨트롤박스도 침수된 상태로 오래 부식돼 먹통이고, 배선도 잠겨 전류가 흐르지 않아, 직원들이 봐도 너무 심각하고 차량 속 어디까지 침투했는지 모르니 교환을 권했다"고 전했다.
A씨는 "콘트롤박스 고장이 아니었다면 모르고 탈 뻔했고 시간이 지나서 발견했다면 제가 뒤집어쓸 뻔 했다"며 이후 벤츠에 교환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씨는 더욱 황당한 상황을 맞이했다. A씨는 교환을 요청한 뒤 보상 문제를 총괄하는 벤츠코리아 이사 B씨와 직접 통화를 하게 됐다. B씨는 A씨에게 "제조상 문제를 인정해 조용하고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다"며 교환이나 환불을 해주겠다고 한 뒤 "차량을 등록하고 주행했으니 취·등록세 900만원과 감가상각비 600만원을 더해 총 15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A씨가 "이게 무슨 배짱이냐"며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B씨는 "차량 감가와 취·등록세는 구매자가 부담하는 게 당연한 거고, 1500만원이 그리 큰돈도 아니지 않으냐"라고 답했다. A씨는 "벤츠는 일단 등록하고 주행을 했다면 어떤 문제라도 취·등록세와 새 차 감가 비용을 구매자에게 부담시키는 것 같다"며 "구매자에게 뽑기를 잘못한 죗값을 물린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벤츠코리아는 해당 사안이 실제로 서비스센터에 접수됐음을 인정했다.
벤츠코리아 측은 "서비스 센터에서 해당 고객의 차량 스피커 일부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며 "당사는 현재 해당 현상이 발생하게 된 정확한 원인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해당 차량은 출고 전 자체 조사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에서 정의한 교환 및 환불 조건에 부합하지 않지만 고객분께서 겪으신 불편을 고려하고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으로 차량의 수리를 진행하는 방법 대신 중재심의위원회에서 정의한 절차 수준 등을 고려한 교환 조건을 고객분께 제안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