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 앞둔 테슬라 오르자 서학개미들 美기술주 차익실현

      2022.08.03 18:17   수정 : 2022.08.03 21:24기사원문
올들어 600달러대까지 급락했던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2일(현지시간) 다시 900달러 고지를 밟았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주주총회에서 주식 액면분할 결정이 예상되는데다 최근 실적 개선 기대감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11% 상승한 901.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구백슬라'를 회복한 것은 지난 5월 초 이후 3개월 만이다. 장중 한때는 3% 오른 918.47달러까지 뛰면서 200일 이동 평균선(910.34달러)을 넘어섰다.


테슬라 주가는 7월 한달간 32% 급등한 뒤 8월에도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이틀 뒤 열릴 주주총회에서 3대 1 액면분할 투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높아진 결과로 보인다.

테슬라는 4일 주주총회에서 주식 액면분할을 포함한 주요 의제를 다룬다. 2020년 8월 5대 1로 쪼갠 뒤 약 2년 만의 액면분할이다.

주식 액면분할은 회사의 본질적인 내재 가치가 달라지진 않지만 회사 측이 더 많은 투자자들을 유입시켜 주식 유동성을 높이는 한편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내리는 결정인 만큼 통상 주가에는 긍정적인 재료로 받아 들여진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주식분할 발표 이후 실제 분할 시점까지 주가가 81% 뛴 바 있다.

액면분할은 경영진이 그만큼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는 신호인데다 개미 투자자들에게 좀 더 쉽게 주식 매수에 나설 수 있도록 투자 저변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테슬라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주가상승 기대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주식을 보유한 기관투자자 비중은 54%로 다른 빅테크인 알파벳(85%)에 비해 크게 낮다.

월가가 "테슬라의 실적 전망이 밝다"며 잇따라 투자의견을 상향한 것도 주가 상승 이유로 꼽힌다.

이날 '퓨처펀드액티브ETF(FFND)'의 개리 블랙 공동 창업주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1400달러에서 16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테슬라의 내년 주당순이익(EPS)이 26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재 월가 평균 EPS 전망치는 17달러다. 2026년 추정 EPS는 62달러로 제시했다.

씨티그룹 역시 테슬라에 대한 목표주가를 375달러에서 424달러로 높여 잡았다. 다만 투자의견은 '매도'로 유지했다.

이번주 미 상원에서 투표에 부쳐질 '전기차 보조금 및 친환경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한 법안'의 최대 수혜자로 테슬라가 꼽힌다는 점도 주가를 띄우고 있다. 이 법안에는 전기차 한 대당 최대 1만2500달러의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업체별 지원 한도(현재 20만 대)를 상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편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반등세를 기회로 테슬라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7월 미국 주식 매도액은 89억5775만달러로 매수액(89억5407만달러)보다 많았다. 월간 매도액이 매수액을 앞지른 것은 2019년 8월 이후 3년여 만이다.
테슬라는 이 기간 순매도 1위(1억8484만달러)를 차지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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