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규제당국, SEC 아닌 CFTC? 美 상원 초당적 법안 발의
2022.08.04 19:30
수정 : 2022.08.04 19: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가상자산 규제당국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감독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3일(현지시간)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게이프에 따르면 미국 상원 농업위원회 소속 의원 4명은 이날 CFTC를 가상자산 규제당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의원은 데비 스테이브나우 미 상원 농업위원회 위원장과 존 부즈먼 공화당 상원의원(아칸소주), 코리 부커 민주당 상원의원(뉴저지주), 존 튠 공화당 상원의원(사우스 다코타주) 등이다.
해당 법안에는 ▲가상자산 플랫폼 역할을 하는 모든 기업이 CFTC에 거래 시설 등으로 등록하고 ▲플랫폼들의 일부 정보에 대한 공시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가상자산 산업의 주요 감독 기관으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를 인정하지 않는 내용을 담은 올해 세번째 법안이다.
스테이브나우 의원과 부커 의원이 민주당 소속, 부커 의원과 튠 의원이 공화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초당파적 성격을 띄기도 한다.
제이크 쳐빈스키 블록체인협회 정책 책임자에 따르면 해당 법안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디지털 상품 플랫폼'으로 정의했다. 이는 '대부분의 가상자산을 유가증권으로 간주한다'는 게리 겐슬러 SEC 의장의 입장과는 상반된다.
겐슬러 의장은 최근 더 많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SEC에 등록해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증권거래소는 사기 및 시장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SEC의 엄격한 감독을 받지만 사실상 규제가 없는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의 경우 (시장 참여자들이) 이익과 상충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가상자산 플랫폼들이 증권거래소에 더 많이 등록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그동안 가상자산은 연방정부 규제를 거의 받지 않아 투자자들이 사기와 시장 조작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최근 미 정치권에선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관할권을 두고 다양한 법안이 쏟아졌다.
지난 6월에는 가상자산에 대해 증권법, 은행법 등의 적용을 면제해주는 법안이 발의됐고 하원 금융위원회에선 연방준비제도에 가상화폐 규제를 위한 보다 큰 역할을 부여하기 위한 법안이 준비되고 있다.
CFTC는 금융 파생상품을 관할하는 기관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인 SEC와 비교했을 때 규모가 6분의 1 수준이며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 역시 덜 엄격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선 SEC보다 규제가 약한 CFTC에서 가상자산 규제 및 감독을 담당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