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 20억 vs 삼프로TV 1조…200만 유튜브채널 가치는
2022.08.16 05:00
수정 : 2022.08.16 07: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유튜브가 2008년 1월 국내 진출한지 14년째를 맞아 국내 최대 동영상 플랫폼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유튜브가 성장하면서 TV와 미디어시장을 잠식했고, 구독자 수백만의 스타 유튜버(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대거 배출하고 있다. 유튜버는 한때 초등학생들의 희망 직업 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고, 올해도 상위권에 랭크됐다.
유튜브 세계 1위 채널은 8820만 구독자를 보유한 '미스터 비스트'다. 지난해 11월 약 5억4000만원의 상금을 걸고 현실판 '오징어 게임'을 개최해 화제를 모은 미스터 비스트는 2021년 광고·협찬등 6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분야의 유튜브가 활동하고 있다. 특히 최근 경제 유튜브 채널은 인수합병(M&A), 코스닥시장 상장 추진 등 사업화에 나서면서 성장궤도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시장은 아직 적정가치 평가가 쉽지 않다.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삼프로TV(구독자 202만)는 기업가치 1조원 평가를 받았고 '신사임당(구독자 182만)' 채널은 매각가가 20억원에 그쳤다. 파이낸셜뉴스는 극과극인 경제 유튜브 채널에 대한 평가와 향후 시장성을 살펴보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최근 구독자 182만명의 경제 유튜브 채널 '신사임당'(본명 주언규)이 20억원에 매각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튜버들과 금융업계의 탄식이 쏟아졌다. 신사임당 채널의 단순 수익뿐 아니라 182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해 잠재가치는 엄청날 것으로 기대했는데,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팔린 것 아니냐는 평가다. 당초 신사임당 매각 가격은 약 25억~30억원 사이로 전해졌지만 최종 가격은 20억원으로 낙찰됐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대선후보시절 출연해 유명세를 탄 '삼프로TV'를 운영하는 이브로드캐스팅이 기업가치 1조원의 평가를 받은 것을 고려하면 너무 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브로드캐스팅은 신사임당과 달리 유튜브 채널뿐 아니라 출판, 교육 등 이미 사업다각화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다르지만 기업가치 평가에서 지나치게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신사임당 20억에 매각…"희망 꺾일라" 유튜버들 실망
15일 업계에 따르면 구독자 200만 유튜브 채널들이 20억원에 매각되기도 하고, 상장가치 1조원으로 평가되는 등 관련 시장평가가 '극과극'을 오가고 있다.
'신사임당' 채널의 월평균 수입이 1억5000만원으로 알려져 매각가 20억원은 15개월만에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가격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신사임당 채널 운영 비용은 최대 월 2000만원 수준이어서 단순계산해도 순이익은 월평균 1억3000만원 수준이다.
일각에선 주언규 씨가 평소 건강상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채널을 팔기로 마음 먹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매각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주 씨는 신사임당 매각 직후인 지난 2월 '주언규의 돈버는 생각' 채널을 만들어 재창업에 이미 진출해 싸게 매각한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업계와 일부 유튜버들은 신사임당 채널이 너무 싸게 매각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독자 182만명을 확보한 신사임당 채널 매각가가 20억원에 불과해 놀랐다"며 "유튜브 채널 활성화 후 엑시트(exit·자금회수)로 수익창출을 희망하는 유튜버들의 희망이 꺾이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심경을 전했다.
대다수 스타트업들이 창업후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이나 상장 등으로 엑시트 하는 전형적 사례를 본다면, 신사임당의 매각가는 아쉽다는 것이다.
벤처캐피털 심사역 출신의 전업투자자 디피는 올해 1월 경제 유튜버 '신사임당'의 채널을 20억원에 매입했다고 최근 유튜브 김작가TV에 출연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해줬다. 디피는 법인 '디피앤스튜디오'를 통해 신사임당 채널을 인수했으며, 주피디의 빈자리를 메울 더 프로페셔널한 MC를 섭외할 계획이다.
디피는 "매출이 반토막나도 4년 후 원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신사임당'을 기업화할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라며 사업확장 계획을 수립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삼프로TV 상장시 1조... 유튜브 채널 첫 상장 신호탄 쏠까
반면 신사임당보다 구독자수가 20만명 많은 삼프로TV를 운영하는 이브로드캐스팅은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는데 기업가치 1조원으로 평가받았다.
이브로드캐스팅은 증권사 출신 김동환 의장, 언론인 출신 이진우 대표, 방송인 정영진 대표가 지난 2018년 8월 손잡고 설립한 후 2년여만인 2020년 흑자전환한바 있다.
이브로드캐스팅은 올해초부터 상장준비에 나서 주요 대형 증권사를 주관사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증시가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상장도 다소 지연되는 분위기다. 최근 증시부진으로 쏘카 등 상장사들 기업가치가 깎이는 추세지만, 증시가 활황세로 돌아설 경우 제대로된 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기대도 크다.
이브로드캐스팅은 선두 경제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와 합치면서 몸집을 키우기도 했다. 지난해 6월 경제 유튜브 1위 슈카월드(구독자 229만) 진행자 전석재씨가 이브로드캐스팅의 공동대표에 등재된 것이다.
업계에선 최근 주요 창업 루트로 떠오른 유튜브 채널이 제대로 가치를 평가 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IT기술 등에 기반한 스타트업, 벤처들이 인수합병(M&A), 상장 등을 했던 사례를 근거로 들며 창업자들의 성과가 제대로 보상 받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치열한 대선전 시절 윤 대통령과 이 의원이 출연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던 삼프로TV의 상장이 얼마 만큼의 가치로 평가를 받는가가 시장의 관심"이라며 "향후 유튜브 채널의 성공여부를 평가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