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플레, 둔화됐지만 지속 여부는 미지수...연준 금리인상 속도조절 나설까
2022.08.14 02:41
수정 : 2022.08.14 02:41기사원문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둔화된 것으로 지난주 확인됐다.
그러나 이같은 둔화 흐름이 지속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여서 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록 물가 오름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나고는 있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력한 금리인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교적 양호한 지표
지난주 발표된 물가 지표 흐름은 좋았다.
미 노동부가 10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하루 뒤인 11일 공개한 CPI 선행지표인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모두 상승세가 꺾였음을 보여줬다.
그 이튿날인 12일에는 역시 PPI와 CPI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수입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들어 한 달 전보다 1.4% 내렸다. 가파른 물가상승세가 한 풀 꺾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여줬다.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예상도 이전보다 한 풀 꺾였다.
뉴욕연방은행이 8일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예상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기는 하지만 한 달 전보다는 낮아졌다.
소비자들이 전망하는 내년 물가상승률은 한달 사이 6.8%에서 6.2%로 0.6%p 하락했다.
그렇지만 앞서 5일 공개된 예상 외로 탄탄한 7월 고용지표가 발목을 잡는다. 여전히 빠듯한 노동수급으로 인해 기업들이 임금을 계속해서 올리고, 이에따라 전반적인 물가가 더 오르는 악순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심 일러
CPI, PPI 모두 가파른 상승세가 꺾였다고는 하지만 이전에 비하면 눈이 번쩍 뜨일 정도의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7월 CPI는 1년 전보다 8.5%, PPI는 9.8% 폭등했다.
이때문에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CNBC에 따르면 에버코어ISI의 글로벌정책·중앙은행전략 책임자 크리슈나 구하는 고객들에게 보낸 분석노트에서 7월 CPI가 "인플레이션 압력이 마침내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과 부합하기는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단지 지표 하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구하는 시장이 원하는 것처럼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추려면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더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은행 총재도 12일 CNBC와 인터뷰에서 물가지표 하락을 "매우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이 것만으로 연준의 금리인상이 후퇴할 이유는 없다고 단언했다.
7월 소매매출
연준이 안심하고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인플레이션은 소비흐름에도 영향을 받는다.
상무부가 17일 발표할 7월 소매매출이 어떤 흐름을 보일지가 이때문에 향후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정책 행보를 결정할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6월 0.1% 감소세를 기록했던 소매매출이 7월에는 0.2%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하는 평균치가 이렇다는 것일 뿐 개별전망은 천차만별이다.
씨티그룹은 신용카드 데이터로 볼 때 7월 소매매출이 1.1% 급감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감소폭을 0.2%로 보고 있지만 월별 변동성이 큰 항목들을 제외하면 되레 0.9% 증가했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RSM 수석이코노미스트 조지프 브루셀라스는 인플레이션이 잠정적으로나마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연준 물가목표치 2%에 비하면 비교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이어서 금리인상이 후퇴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한편 연준은 17일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을 공개한다. 다음달 20~21일 FOMC를 앞두고 있는 연준이 지난달 회의에서 어떤 논의를 했는지에 따라 시장의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둘러싼 갑론을박도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