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껍데기로 만든 인공각막으로 시력을 회복했다

      2022.08.18 06:00   수정 : 2022.08.18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스웨덴 연구진이 돼지 껍데기에서 추출한 콜라겐으로 인공각막을 만들었다. 또 기존 이식 수술법보다 간단한 방법을 개발해 조직의 절개를 최소화했다. 인공각막을 각막에 이상이 생겨 실명했거나 실명 위기에 놓인 환자 20명에게 이식한 결과 모두 시력을 회복했다.

뿐만아니라 수술후 이식거부반응을 예방하기 위한 면역억제제도 2년이 아닌 8주만 복용하고도 아무런 합병증이 발견되지 않았다.

스웨덴 린셰핑대학 생물의학과 임상과학부 닐 라갈리 교수는 "이 인공각막은 대량 생산해 최대 2년까지 보관할 수 있다"며 "이 인공각막은 향후 부족한 기증자의 각막을 대신할 수 있어 각막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닐 라갈리 교수팀은 이번 임상시험 결과를 지난 12일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에 발표했다. 이 인공각막이 실제 의료현장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아직 대규모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눈의 가장 바깥쪽 투명한 층인 각막이 손상돼 실명하는 환자가 세계적으로 약 1270만명에 달한다. 아직까지 이들이 시력을 회복하는 방법은 기증자로부터 각막을 이식받는 것이 유일하다. 하지만 환자 70명 중 1명만이 각막을 이식받고 있으며, 각막 이식이 필요한 대부분의 환자들은 저개발국가나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다.

연구진은 생체공학적인 인공각막의 안정성과 효과를 높이는데 집중했다. 또한 부자 뿐만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저렴하게 만들기위해 노력했다.

연구진은 돼지 껍데기에서 추출한 콜라겐 분자를 사용해 인공각막을 만들었다. 각막은 주로 콜라겐으로 이뤄져 있다. 돼지 껍데기는 콜라겐이 풍부하며, 돼지고기 부산물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저렴하다.

연구진은 느슨한 콜라겐 분자를 안정화시켜 눈에 이식해도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하고 투명한 물질을 만든 뒤 인공각막을 만들었다.

또한 연구진은 각막이 얇아져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원추각막 질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수술법을 개발했다. 이 수술법은 먼저 돼지를 대상으로 테스트됐으며, 기존 각막 이식보다 더 간단하고 안전한 것으로 판명됐다.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수술법은 바늘이 필요치 않다. 첨단 레이저로 각막을 절개하고, 필요할 경우 간단한 수술 도구를 사용해 손으로도 절개할 수 있다.

연구진은 "신체의 일부를 가르거나 찌르는 침습적 방법을 최소화해 더 많은 병원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다"며 "의사는 환자의 조직 절개를 최소화하면서 기존 각막에 인공각막을 삽입한다"고 설명했다.

이 수술 방법과 인공각막은 기증 각막과 치료법이 부족한 이란과 인도에서 임상을 진행했다. 원추각막으로 시력을 잃거나 실명 위기에 처한 20명이 임상시험에 참여해 인공각막을 이식받았다.

20명의 임상 참여자들은 수술후 합병증없이 조직이 빨리 치유됐다. 통상 각막을 이식받으면 이식 거부반응을 예방하기 위해 몇년간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지만 임상 참여자들은 8주동안만 면역억제제를 복용했다.
이후 연구진은 2년간 환자들을 추적 관찰한 결과 그동안 아무런 합병증이 발견되지 않았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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