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금리인상 우려에 증시 폭락...유로, 1달러 밑으로 추락

      2022.08.23 03:32   수정 : 2022.08.23 05: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경기침체와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22일(이하 현지시간) 주식시장이 폭락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640p 넘게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2.4% 폭락했다.

'월가 공포지수'라고 부르는 시장 변동성지수(VIX)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17% 넘게 폭등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안전자산 미국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여 유로화가 달러에 비해 1달러 밑으로 추락했고, 미 국채 수익률은 3%를 다시 돌파했다.

여름 랠리 끝물
25~26일 잭슨홀 컨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이에 대응한 금리인상에 대해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강경 발언이 예상되는 가운데 주식시장이 6월 중반 이후의 '여름 랠리'를 접고 다시 경기침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여름 랠리를 주도했던 뉴욕증시의 나스닥지수가 2% 넘게 급락하는 등 기술주들의 낙폭이 특히 컸다.

넷플릭스는 6% 넘게 폭락했고, 아마존과 테슬라, 엔비디아 등이 각각 3% 안팎의 급락세를 기록 중이다.

GAM의 최고투자책임자 줄리언 하워드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주식시장의 금리 불확실성 핵심에 나스닥이 있다"면서 "연준이 강경자세를 취하면서 시장이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 즉 금리인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금리인상 끝난 듯 행동
이와 관련해 골드만삭스는 19일 분석노트에서 시장이 마치 연준의 금리인상이 끝난 듯 행동하고 있다면서 주식시장 침체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데이비드 코스틴 미 주식전략책임자는 금융시장 투자자들이 내년 2월까지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주식시장 흐름은 마치 이전의 금리인상 종식 당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장의 전망과 실제 흐름이 다른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주식시장이 오를 가능성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우려했다.

유로, 1달러 붕괴
유럽 주식시장도 약세를 기록했다.

CNBC에 따르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닥스30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2.3% 급락한 1만3230.57로 마감했고, 유럽 주식시장 흐름을 잘 보여주는 스톡스유럽600지수도 1% 가까이 하락했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1.8%,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0.2% 내렸다.

유럽 주식시장 약세와 함께 유로 역시 급격히 가치가 무너졌다.

유로는 이날 1% 가까이 하락해 유로당 0.994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20년만에 처음으로 달러와 가치가 같아지는, 패리티 시대, 즉 '1유로=1달러' 시대로 되돌아간데 이어 이날은 패리티마저 무너졌다.

러시아가 설비유지보수를 이유로 유럽으로 가는 주요 가스관인 노르드스트림 가스관 가동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이 끊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유럽 가스와 전력 가격 폭등을 불렀고, 결국 패리티가 붕괴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치솟는 유럽의 에너지 가격이 러시아의 공급이 차단될 경우 더 뛰어 결국 유럽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유로 급락세를 불렀다.

잭슨홀
시장 불안이 고조되는 핵심 요인은 연준이다.

특히 26일 파월 의장이 와이오밍주 잭슨홀의 연준 하계 휴양 컨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고강도 금리인상을 다시 강조할 것이란 예상이 주식시장을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밴랜숏켐펜의 선임투자전략가 주스트 밴 린더스는 파월이 잭슨홀 연설에서 금리인상 기조가 급격히 바뀔 것이라는 그 어떤 신호도 내놓지 않을 것이라면서 파월은 대신 "연준이 왜 이토록 빠르게 금리를 올리고 있는지, 왜 그래야만 하는지 그 정당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 앤드류 홀렌호스트도 "26일 파월 의장의 연설이 계속해서 비교적 매파적인 것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채수익률 3% 돌파
속도조절 기대와 달리 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면서 미 국채 수익률도 덩달아 뛰고 있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히 반응하는 2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0.05%p 오른 3.32%를 기록했다. 지난해말에는 1%에도 못 미쳤고, 5월말에도 2.5% 수준이던 것이 급격히 뛰었다.

기준물인 10년물 국채수익률도 지난달 21일 이후 처음으로 3%를 돌파했다.
0.04%p 가까이 뛴 3.026%를 기록했다.

단기 국채 수익률이 장기 국채 수익률을 앞지르는 금리역전이 최근 지속되고 있다.


장단기금리역전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해석되기도 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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