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초강대국 마지막 퍼즐... '후공정'이 뜬다

      2022.08.24 05:00   수정 : 2022.08.24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은 세계 1~2위 메모리 반도체 및 글로벌 2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을 보유한 '반도체 강국'이지만 '후공정' 분야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다. 하지만 최근 후공정 시장 후발주자인 국내 기업들이 시장 성장세에 과감한 투자와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세공정 한계...각광 받는 '후공정'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 과정은 전공정과 후공정으로 나뉜다.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이를 웨이퍼에 새기는 것이 전 공정, 이후 웨이퍼에 새긴 칩을 잘라서 절연체로 감싸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도록 배선을 까는 작업 일체를 후공정 작업이라고 한다. 서로 다른 종류의 반도체를 연결해 하나의 시스템 반도체를 만들어 내는 패키징도 후공정의 일환이다.


반도체 패키징 작업은 과거에는 단순히 회로 보호를 위해 포장하는 일을 의미했다. 기술 난이도가 높지 않고 과정이 단순해 외주를 맡기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초미세공정 기술이 10㎚(나노미터=1억분의 1m) 아래로 진입하며 개발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 상황에서 다양한 기능을 가진 작은 칩을 어떻게 가장 효율적으로 패키징하고 적층하느냐가 중요해지면서 후공정 보완만으로도 큰 폭의 반도체 성능 개선이 가능해져 각광받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후공정 시장은 2020년 488억달러에서 2025년 649억달러(약 8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성장세는 고성능 컴퓨팅(HPC)과 자동차의 전동화 추세가 반도체 후공정 분야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한 덕분이다. 이같은 반도체 후공장 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의 존재감은 아직 미미하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매출 순위 10위 기업 중 대만이 6곳으로 가장 많고, 중국 3곳, 미국 1곳 순이다.

후공정 시장 공략 나선 K- 반도체

삼성전자는 2018년 말 패키지 제조·연구조직을 통합해 TSP(Test&System Package) 총괄조직을 신설한 이후 2019년 패키징 주요 기술 중 하나인 PLP(Panel Level Package) 사업부를 삼성전기로부터 인수하며 후공정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는 올해 4월과 6월에 각각 'TSP 총괄(천안) 투자의 건'과 '천안단지 투자의 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하며 패키징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6월에는 후공정 기술 고도화를 위한 '어드밴스드 패키징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경계현 디지털솔루션(DS) 부문장 직속으로 꾸렸다.

그동안 메모리에 주력하던 SK하이닉스도 파운드리 사업 확대에 나서면서 후공정 시설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7월 말 미국에 150억달러(약 19조원)를 첨단 패키징 제조시설 및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두산 그룹도 국내 1위 테스터 업체 테스나를 인수해 두산테스나를 출범시키며 반도체 패키징 사업에 뛰어들었다. 박정원 두산 회장은 향후 5년 내 1조원을 투자해 두산테스나를 글로벌 후공정 업체 톱5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도 어느 때보다 후공정 산업 육성에 관심을 쏟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조직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이 올해 들어 후공정 전문가 45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것도 국가 차원에서 후공정을 담당하는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수탁기업(OSAT) 지원책을 고민해 정부에 제안하기 위해서였다.
사업단은 2020~2029년 총 1조96억원의 예산으로 차세대 반도체 기술 관련 국책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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