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집 값, 3년만에 하락...감소폭, 11년만에 최대

      2022.08.25 04:03   수정 : 2022.08.25 04: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집 값이 3년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폭은 2011년 이후 11년만에 최대 규모였다.

미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접고 침체에 들어가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낙폭, 31년만에 2번째
CNBC는 24일(이하 현지시간) 부동산 소프트웨어·데이터·분석 업체인 블랙나이트를 인용해 미국의 7월 집 값이 6월에 비해 0.77%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낙폭 0.77%가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큰 폭이다.


월간 낙폭으로는 2011년 1월 이후 최대 규모이자, 1991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두번째로 큰 낙폭이다.

최대 낙폭은 미국이 세계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심각한 경기침체에 들어섰던 2010년 7월에 기록한 0.9%였다.

치솟는 모기지에 발목
미국의 집 값 오름세는 오래 이어져왔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중에 여유자금이 넘치고, 내 집 마련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상승세가 강화됐다.

주택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반면 팬데믹 충격으로 신축주택 공급이 한 동안 끊기면서 집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러나 올 들어 상황이 뒤집혔다.

가파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속에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뒤따르면서 모기지 금리가 폭등해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 능력이 크게 위축됐다.

주택구입능력, 30년만에 최저
주택구입능력은 이제 3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블랙나이트에 따르면 집 값의 20%를 계약금으로 내고 30년 고정금리로 모기지를 얻을 경우 미 가계 소득 중앙값의 32.7%를 내야 주택 구입이 가능하다.

팬데믹 직전에 비해 부담이 약 13%p 높아졌다. 지난 25년간 평균은 23.5%였다.

블랙나이트의 기업리서치·전략 담당 부사장 앤디 월든은 그동안의 미 주택시장은 금리, 주택 재고, 집 값 간의 상호역학으로 볼 때 지속 불가능한 흐름을 이어왔다면서 마침내 주택시장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든 부사장은 7월 통계로 볼 때 주택시장은 뚜렷한 변곡점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공행진은 지속
여름철이 주택시장 대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7월 주택 가격 하락세는 드문 일이다.

7월에는 6월에 비해 평균 0.4% 집 값이 올랐다.

미국의 학년이 6월에 마치고, 9월에 새 학년이 시작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이사 수요도 이때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7월에 집 값이 하락했다는 것은 주택시장 활황세가 꺾이고 있음을 방증한다.

다만 집 값이 한 달 전보다 내렸다고는 하지만 고공행진은 지속하고 있다.

1년 전에 비하면 7월 집 값은 여전히 14.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전 평균치의 3배가 넘는 상승폭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오른 집 값 상승폭 대부분은 모기지 금리가 급등하기 전인 올 5월까지 상승분이어서 집 값 하락세에는 앞으로 탄력이 더 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모기지뉴스데일리에 따르면 연초 3% 수준이었던 30년 고정모기지 금리는 계속해서 완만한 상승세를 타다 5월 잠깐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급격히 오르기 시작해 6월에는 6%를 웃돌기도 했다.
지금도 5.75%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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