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엔티파마, 뇌졸중 치료제 임상 3상 ‘청신호’
2022.08.29 08:39
수정 : 2022.08.29 08: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지엔티파마는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 Independent Data Monitoring Committee)로부터 뇌졸중 치료제 ‘넬로넴다즈’의 중국 임상 3상을 계획 변경 없이 진행해도 된다는 권고를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IDMC는 진행 단계 임상에서 환자의 안전과 약물 효능을 독립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전문가 그룹으로 △임상 지속 △임상 디자인 수정 △임상 중단 등을 결정해 임상 주체(신약개발사)에 권고한다.
IDMC의 중간 검토는 일반적으로 임상 3상 설계에 포함된다.
IDMC는 이번에 뇌졸중 환자 227명을 대상으로 넬로넴다즈의 약효와 안전성에 대한 중간 결과를 심층 평가했다. 그 결과 임상 디자인 수정 없이 남은 임상 3상을 진행하라고 권고했다.
지엔티파마의 중국 파트너사 아펠로아 제약에서 진행 중인 넬로넴다즈 중국 임상 3상은 총 948명의 환자 등록을 목표로 하며, 현재 34%인 323명의 환자가 등록됐다. 발병 후 8시간 이내에 혈전용해제 tPA를 투여받은 중증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넬로넴다즈의 최종 약효를 검증한다.
지엔티파마가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넬로넴다즈 한국 임상 3상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발병 후 12시간 이내에 혈전 제거 수술을 받는 중증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496명을 대상으로 넬로넴다즈의 뇌신경세포 보호 효과와 장애 개선 효과를 검증한다. 지난 7개월 동안 211명의 환자가 등록돼 43%의 진행률을 보이고 있으며, 2023년 중반에는 환자 등록을 완료할 전망이다.
지엔티파마는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2025년까지 혈관 재개통 치료를 받은 뇌졸중 환자의 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뇌혈관이 막히면 NMDA 글루타메이트 수용체의 과도한 활성으로 뇌신경세포 안에 칼슘이 쌓이면서 수 시간 안에 발생하는 1차 뇌신경세포 사멸을 유발한다. 또 혈관 재개통 후에는 철이온과 산소의 유입으로 과량의 활성산소가 생성되면서 수일에 걸쳐 2차 뇌신경세포 사멸이 발생한다.
지엔티파마가 과학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넬로넴다즈는 안전한 NMDA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억제제로 칼슘 신경독성을 막고 동시에 뇌신경세포에서 생성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다중표적 뇌신경세포 보호 약물이다.
기존 NMDA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억제제들은 신경독성, 조현병 증상 유발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있지만 넬로넴다즈는 165명의 건강한 성인과 447명의 급성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탁월한 안전성이 입증됐다.
특히 발병 후 8시간 이내에 혈전 제거 수술을 받은 뇌졸중 환자 20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내 임상 2상에서 넬로넴다즈 투여군은 위약 투여군에 비해 뇌졸중 약효의 3대 평가지표(장애평가, 일생생활평가, 신경학적평가)가 현저하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심층 분석에서도 넬로넴다즈의 장애 개선 효과가 확연히 나타났다.
뇌졸중 후 뇌신경세포 사멸의 핵심 기전을 규명한 미국 스토니브룩 의과대학 신경과 데니스 최 교수는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장애와 사망을 줄이는 효과적인 뇌신경세포 보호 약물 개발에 전 세계가 주력하고 있는데, 한국과 중국에서 진행 중인 넬로넴다즈 임상 3상이 그 중심에 있다”면서 “영구적인 장애와 사망으로 이어지는 뇌졸중을 치료하는 데 있어 넬로넴다즈가 새로운 기반을 개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뇌신경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자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장을 지낸 바 있다. 국내 뇌신경과학 연구 방향 수립과 뇌질환 치료기술 연구 등에 관여하고 있는 최 교수는 뇌졸중의 원인이 글루타메이트라는 사실을 입증해 노벨의학상 수상 후보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