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구찌·디올 '먹는' MZ세대...명품 브랜드 레스토랑 잇따라
2022.08.31 16:33
수정 : 2022.08.31 16:33기사원문
루이비통, '알랭 파사르 at 루이 비통' 두 번째 팝업 레스토랑 청담동서 내달 오픈
"음식 값 비싸지만 매장 들어서면 온몸으로 브랜드 체험할 수 있어"
23만원 디너에도 완판…개점 2주전 온라인 사전 예약 4분 만에 마감 사례도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구찌와 디올·루이비통·에르메스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식음료(F&B) 사업에 속속 뛰어들며 브랜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들 명품 브랜드의 식음료 사업은 코로나 펜데믹으로 명품 소비가 늘면서 주 고객으로 자리 잡은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이다.
체험형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팬덤을 구축해 라이프스타일군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이다.
일반 식당에 비해 음식 값이 2~3배나 비싸지만 매장에서 인테리어부터 각종 식기, 작음 소품 하나 하나 까지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구찌와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들이 최근 한국에서 레스토랑과 카페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들 레스토랑의 예약 전쟁도 뜨겁다. 디올과 에르메스에서 브랜드 특징을 살려 만든 카페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명품 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루이비통은 오는 9월 서울 청담동 메종 서울 매장에서 팝업 레스토랑 '알랭 파사르 at 루이 비통'을 선보일 예정이다.
루이비통이 팝업으로 진행하는 레스토랑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루이비통은 지난 5월 한국계 프랑스인 셰프 피에르 상 보이에와 협업을 통해 팝업 레스토랑을 선보인 바 있다.
루이비통이 서울에서 최초로 진행했던 팝업 레스토랑은 새로운 차원의 다이닝과 이색적인 공간, 예술 작품이 조우한 문화활동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사전 예약이 열리자마자 5분만에 런치(13만원), 티타임(8만원), 디너(23만원) 등 전 시간대가 모두 예약 마감돼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팝업 레스토랑의 인기를 확인한 루이비통은 이번엔 '자연주의'를 콘셉트로 스타 셰프와 손잡고 한국에서 형형색색의 채식 요리를 선보이기로 했다. 매장은 채소를 가꾸는 정원 테마로 꾸며진다.
팝업 레스토랑을 함께하는 셰프 알랭 파사르는 프랑스 파리에서 미슐랭 3 스타 레스토랑 '아르페주'를 운영 및 총괄한다.
프랑스 사르트·외르·망슈에서 직접 운영하는 농장 세 곳에서 채소와 허브·과일 등 양질의 재료를 직접 재배하며 계절감과 지역성을 살려 채소의 색감과 향, 풍미를 극대화한 셰프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채식 위주의 메뉴를 파인 다이닝에 접목한 선구자적 셰프로서 계절 변화에 따라 오감 만족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예술의 경지에 오른 자연주의 요리를 선보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루이비통의 팝업 레스토랑 오픈을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벌써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개점 날짜부터 사전 예약, 메뉴, 가격 등 다양한 정보를 문의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3월 이태원 구찌가옥 6층에 개장한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 레스토랑도 명품 마니아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개점 2주 전에 온라인 사이트로 받은 사전 예약이 예약 개시 4분 만에 모두 끝나기도 했다.
구찌는 레스토랑 실내 인테리어를 구찌 브랜드 고유 색상인 초록과 갈색으로 꾸며 브랜드 정체성을 뚜렷하게 표현했다.
매장에 비치한 소품 하나하나에도 구찌의 브랜드 정신이 엿보일 정도로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개점 5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구찌 마니아들의 방문 행렬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디올도 서울 성수동에서 카페를 성업 중이다. 지난 6월 한시 운영되는 팝업 형태로 다양한 제품군을 비치한 '디올 카페'를 조성했다. 디올 카페 역시 개점 두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1~2시간 웨이팅은 기본이다.
업계는 이같이 명품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배경으로 국내 시장 고성장세를 꼽는다. 지난해 '3대 명품' 에르메스(5275억원), 루이비통(1조4681억원), 샤넬(1조2238억원)의 매출은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명품 시장은 세계 7위(지난해 기준 141억6500만달러) 수준으로 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의 명품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어자면서 서울이 명품의 '테스트 베드'가 되고 있다"며 "소비자의 개인 구매력이 늘어나면서 명품 수요가 확장됐고, 한국 문화 특유의 역동성이 명품 브랜드로 하여금 상품군 확장과 다양한 시도에 나서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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