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Hip) 해야 산다"…가구·침구업계 지속성장 열쇠 MZ 잡기 총력
2022.09.04 07:30
수정 : 2022.09.04 07:30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한샘과 시몬스를 중심으로 가구·인테리어·침구업계가 새롭고 힙(Hip) 한 것에 반응하는 MZ세대 취향을 공략하기 위해 이미지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지금까진 브랜드 이름만으로 생존이 가능했지만 앞으로 지속 성장하려면 MZ세대를 잡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시몬스 침대는 업계 최초 갤러리 매장인 '시몬스 갤러리 논현점'을 지난달 리뉴얼 개점하며 MZ세대 예비부부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시몬스 갤러리는 지역별 차별화된 공간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는 라이프스타일 쇼룸이다.
시몬스가 갤러리 논현점을 '시몬스 숙면 기술력 체험의 메카'로 탈바꿈하면서 가을 혼수철을 맞은 최근엔 평일에도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예비부부들 사이에선 이같은 플래그십 매장을 방문해 매트리스 위에 눕거나 앉아보며 데이트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시몬스는 전국 프리미엄 상권에 자체매장인 '시몬스 맨션'도 늘리고 있다. 대리점을 통한 B2B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판매(D2C:Direct to Customer)로 전환하기 위함이다. 지난해에만 21개를 세워 현재기준 시몬스 맨션 50여개를 운영 중이다.
시몬스 맨션은 전통적인 가구점이 주는 고리타분한 느낌을 탈피하기 위해 삼성디지털프라자, LG베스트샵 등 가전매장이나 포르쉐·벤츠·BMW·패션명품 등 고가 브랜드와 인접한 지역에 문을 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외형뿐 아니라 브랜드 마케팅 전략도 MZ세대 취향 저격에 집중하고 있다. 시몬스는 2019년부터 '침대 없는 침대 광고'로 파격을 선보였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라는 핵심 메시지를 감각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 1월엔 서울 청담동에 사퀴테리숍(정육점) 콘셉트로 '시몬스 그로서리스토어 청담'을 열어 또 한 번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이곳에도 침대는 없다. 대신 예상치 못한 공간 구성과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미래 고객인 MZ세대에 '쉼은 시몬스'를 각인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시몬스의 변신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수년째 외형 성장은 달성했지만 대규모 투자비 지출로 영업이익률은 5~6%대에 머물러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업계는 시몬스의 시도를 주목하고 있다. 체질개선 타이밍을 놓쳐 MZ세대와 멀어지면 경졍에서 도태될 것이란 위기 의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스침대도 MZ세대 공략을 위해 프리미엄 체험 매장을 늘리고 최고가 매트리스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전국에 프리미엄 매장 '에이스 스퀘어'를 열고,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5월엔 문화 예술 분야와 협업해 이색적인 체험 마케팅을 마련했다.
가구·인테리어 1위 한샘도 대대적인 변신을 선언했다. 한샘은 최근 '밀레니얼 세대 고객과의 연결'을 주제로 행사를 열고 △트렌드 △스토어 △채널 △브랜드 등 4개 분야에서의 혁신 전략을 제시했다.
매장 리뉴얼 콘셉트는 '즐거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특별한 매장'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디자인적 요소를 강화한 '페어링 존'으로 진열하고 수납·자녀방 등 맞춤 전문 상담이 필요한 카테고리는 체험·상담∙설계에 특화한 '테이스팅 존'으로 재단장한다.
상품 수량에 집중하기보다는 체험에 초점을 맞춰 고객 취향에 따른 '테마'를 제시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브랜드 전통을 유지하면서 트렌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지역·상권별 맞춤형 매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침체에 빠진 중견가구업체 에몬스 역시 최근 새로운 기업 이미지(CI)를 공개하는 등 리브랜딩을 단행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신규 CI에는 단순 가구 판매를 넘어 공간 스타일링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를 담았고 '요즘 감성 요즘 공간'을 주제로 한 브랜드 캠페인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기존 브랜드와 신생 브랜드들이 뒤엉켜 생존을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며 "제품 판매량을 단기적으로 늘리기보단 MZ세대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