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방탄복 벗고 떳떳하게 나서길

파이낸셜뉴스       2022.09.04 18:47   수정 : 2022.09.04 18:47기사원문
정치보복 프레임 의존 말고
검찰소환에 당당히 응해야

[fn사설] 이재명 대표, 방탄복 벗고 떳떳하게 나서길
올해 정기국회가 순항 여부를 놓고 갈림길에 섰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은 4일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의 출석요구에 대해 "제1야당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전면전 선포"라고 규정했다. 민주당은 5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의 검찰 출석과 관련한 당론을 모을 예정이다.

만일 여기에서 "이 대표에 대한 정치보복"으로 결론을 내리면 새해 예산안이나 민생법안 논의는 뒷전으로 밀릴 게 뻔하다.

검찰은 성남 대장동·백현동 의혹과 관련한 허위발언 혐의로 이 대표를 소환했다. 그는 작년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정부 국토교통부가 협박해 어쩔 수 없이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를 변경해 줬다"고 언급,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또 대장동 비리가 대선 쟁점으로 떠오를 당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 몰랐다"고 해 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대표가 소환에 응해 명확하게 시시비비를 가리면 될 일이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며칠 전 "먼지털이 하듯 털다가 엉뚱한 것 가지고 꼬투리를 잡는다"고 반발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날 한발 더 나가 "과거 중앙정보부의 김대중 현해탄 (납치)사건을 연상시킬 정도로 검찰을 통한 무자비한 정치보복 본색을 드러냈다"고 역공을 폈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의 고발에 따른 법 집행을 유신정권 시절 정보기관의 탈법행위에 빗댄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야당 탄압" 프레임으로 진실규명을 회피하려는 의도를 드러냈을 뿐이란 얘기다.

이번에 소환 통보를 받은 혐의 이외에도 쌍방울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성남FC 불법후원금 의혹 등 이 대표 관련 수사는 여러 건이다. 그간 당 안팎에서 그의 '사법 리스크'가 거론된 이유다. 총선에서 연고도 없는 곳에서 배지를 달고, 당헌을 고치거나 대표에 출마한 것이 이에 대비한 '방탄용'이란 지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물 안 든 물총 안 두렵다" "잘못한 게 없는데 무슨 방탄용이냐"라는 식으로 반응했다.

그렇다면 야당 측이 이번에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을 빌미로 영수회담 성사 등 여당과의 협치와 연계하려는 것도 구태다.
압도적 의석을 지렛대 삼아 민생현안을 볼모로 삼으려는 후진적 정치행태라는 점에서다. 헌법은 제11조에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대표가 떳떳하다면 방탄막 뒤에 숨을 게 아니라 차제에 검찰에 당당하게 출석해 논란을 종식시키기 바란다.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