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출소 축하드립니다" 실제 조폭이 운영하는 유튜브 인기..모방범죄 우려
2022.09.05 10:43
수정 : 2022.09.05 14: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조직폭력배 출신 유튜버가 인기를 끌며, 이들의 이야기가 미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유튜브에서 '조폭' 관련 영상을 검색하면, 실제 조직폭력배 출신이라 밝히는 유튜버가 과거 범행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영상이 상당수 올라와 있다. 해당 영상에는 과거 범행을 이야기 하며 영웅담처럼 미화하고 있으며, 일부 청소년들은 관련 채널을 후원하는 등 조직폭력배 생활을 동경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조직폭력배였다고 주장하는 BJ A(35)씨는 지난달 26일 유튜브에 ‘왕이 돌아왔다, 다들 준비해라’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지난 6월 부산에서 일어난 폭행 사건의 가해자로 기소돼 복역하다 최근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땅바닥도 찍어보고 해야지 이런 게 인생이다. 조폭으로 지내온 인생에 비하면 별것 아니다”라는 취지의 말도 영상에 담았다. 약 열흘간 이 영상 조회 수는 30만 안팎에 이르고 댓글도 1000개 가까이가 달렸다. 내용을 보면 “형님 이제 우리 곁을 떠나지 마십시오, 출소 축하드립니다” “부산 길거리를 지켜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등 폭력을 응원하는 내용이 적지 않았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최근 전국에서 조직폭력 범죄를 대상으로 100일간 특별 단속을 벌여 1630명을 검거하는 등 조직폭력배 문제가 여전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조폭 출신’ 간판을 내건 유튜버 등이 조폭 시절 이야기로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인터넷 방송의 주된 시청자 중 하나인 청소년들이 범죄 행위를 단순한 이야깃거리로 소비하며 가볍게 여기거나 모방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조직폭력배로 활동하고 있다는 B씨는 올해 초 한 인터넷 방송에서 “땅바닥에 있는 돌멩이를 주워 선배 얼굴을 때려 퇴학당했다”며 “그렇게 계속 방황하다가 ‘(조폭) 생활’ 할 생각 없느냐는 제의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 몸에 새겨진 문신을 보여줬다. B씨는 3년 안팎 교도소에서 복역했던 얘기도 소개했다.
C씨 역시 지난 3월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 'OO지역 대장’으로 불렸다"면서 고등학교 선배 5명과 5대1로 싸웠던 이야기를 영웅담처럼 털어놨다.
유튜브는 폭력적인 범죄 조직에 관한 콘텐츠에 대해서 경고 조치를 하거나 채널을 폐쇄한다는 정책을 두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콘텐츠를 감시할 수 없고, 현행 방송법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 따라서 조폭 관련 내용을 언급한 정도로는 처벌이나 방송 중단 등 별도의 조치가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