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짓누르는 고물가·고금리… 2200선 사수 여부에 촉각
2022.09.14 18:29
수정 : 2022.09.14 18:29기사원문
14일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금리인상 종착점이 불확실해지면서 국내 경기도 경착륙 공포가 커져 증시 역시 하방압력이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식시장이 반등할 것이라고 했던 전제조건은 물가가 피크아웃을 해야 하는 것이고, 금리인상이 빨리 끝나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물가 고공행진이 상당히 구조적이고 지속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리인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국내장 하락 불가피
특히 이번 미국의 CPI로 인해 물가상승이 둔화되고 있다는 정황들이 사라지면서 인플레이션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확실해졌다. 이에 따라 연준이 이달 자이언트스텝(금리 0.75%p 인상)을 넘어 울트라스텝(1.00%p 인상)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울트라스텝 가능성이 20% 정도로 아직 낮지만 이달에 자이언트스텝을 밟더라도 그 이후에는 온건하게 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마저 후퇴했다"면서 "코스피지수는 상대적으로 미국보다 낙폭이 덜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은 있지만 전저점을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물가상승 정점 통과와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국내 증시도 하락장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방압력은 강하지만 아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남아 있고, 악재가 이미 많이 노출된 만큼 2200 선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9월에 시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코스피 상단을 2450으로 봤다. 2280~2450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면서 "당분간 8월 중순 고점이 벽으로 작용하겠지만 7월 저점까진 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은 성장주 비중이 높아 더 후퇴하고 있지만 코스피지수는 제한적 하락으로 저점은 지켜지지 않을까 판단한다"면서 "CPI를 보면 연준이 올릴 수 있는 금리 상단도 매우 높아졌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자이언트스텝 이후 금리인상이 완만해질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견해가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코스피지수가 연저점까지 다시 내려갈 가능성을 제기한다. 무엇보다 금리인상으로 기업 실적이 하향 조정되면 지수 역시 추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2370∼2380을 지키는 게 중요하지만 긴축과 경기불안이라는 이중고에 FOMC 회의 이후에도 추세 반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증시는 중장기적으로 내년 1·4분기까지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코스피는 2100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FOMC 이후 기업별 양극화 심할 듯
전문가들은 이달 FOMC 회의 이후 실적시즌에 돌입하면 기업별로 양극화가 심하게 나타나면서 투자심리도 원·달러 환율 인상 수혜기업으로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가 인상되면 국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과 이익전망치도 수정이 불가피한 만큼 실적이 좋은 기업들은 주목받고,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주가에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윤지호 센터장은 "밸류에이션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그 대신 필수소비재나 리오프닝(경제 재개)과 관련된 기업들의 주식은 앞으로도 나쁘지 않을 것이기에 선별해서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빠르게 꺼지면서 경기민감주로 투심이 옮겨갔는데 지금은 오히려 축소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