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천정 열자 필로폰이 우수수..중국동포조직 97억어치 마약 유통
2022.09.29 08:47
수정 : 2022.09.29 08: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동남아시아에서 밀수입한 필로폰 97억원어치를 다세대주택 원룸에 숨겨두고 수도권에서 유통시키려 한 마약 조직이 붙잡혔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 28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필로폰 매매·소지) 등의 혐의로 9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국내 총책 역할을 맡은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한국인과 중국동포 등으로 조직된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점조직 형태로 움직이며 SNS 등을 이용해 소위 '던지기' 방식으로 마약을 공급한 혐의를 받는다.
일당은 서울 금천구와 경기도 시흥에 제3자 명의로 원룸을 빌려 소분한 필로폰을 보관·판매했다. 경찰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계약 하루 만에 거처를 빠져나와 여행가방에 필로폰을 넣고 모텔을 전전하다가 닷새 뒤 또 다른 원룸으로 이사하기도 했다.
이들은 경찰의 단속에 대비해 소분한 필로폰을 원룸 화장실 천장에 숨겨 놓았는데, 압수수색에 나선 경찰이 금천구 원룸 화장실에 숨겨놨던 필로폰 2.4㎏ 분량을 발견해 압수했다. 지난해 12월 시흥의 원룸 냉장고에서 발견한 0.5㎏까지 포함해 총 압수된 필로폰 양은 2.9㎏이다. 이는 시가 97억원 상당으로 약 9만7000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이들은 이미 약 700g의 필로폰을 시중에 유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국내로 들여온 마약은 더 많을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중국동포를 대상으로 필로폰을 판매하는 조직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 약 9개월간 집중수사를 벌인 끝에 유통조직 일당을 순차적으로 특정해 검거했다.
경찰은 조직원 가운데 이미 해외로 도주한 2명에 대해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했고, 이중 공급 총책으로 지목된 한국인 A씨(42)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A씨는 해외에 체류하면서 필로폰을 국내로 반입시키고 SNS 등을 통해 일당에게 범행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