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2위 투자은행 CS, 제2의 리먼브라더스 되나"

      2022.10.04 00:57   수정 : 2022.10.04 00: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스위스 2위 투자은행인 크레딧스위스(CS)가 유럽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CS가 파산할 경우에도 채권을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료 성격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가격이 사상최고로 치솟았고, 주가는 폭락하는 등 CS가 3일(이하 현지시간) 나락으로 추락했다.

투자자들은 CS 주식과 채권을 투매했고, 대신 CDS는 대규모로 사들였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도화선이 됐던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 꼴이 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왔다.

긴급 자본수혈·구조조정
CS는 이날 오전 유럽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10% 가까이 폭락했다.


취리히 거래소에서 이날 약 7.5% 폭락했다. 지난 한달간 26%, 1년 동안에는 60% 폭락했다.

CS가 현재 주요 투자자들에게 은행이 재정적으로 안전하다는 점을 설득하고 있다는 FT 보도가 발단이 됐다.

CS 고위 관계자는 그러나 FT에 지난 주말 동안 경영진이 주요 고객들과 투자자들을 만나 은행 상황을 적극적으로 해명했고 최대 투자자들로부터 '지지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경영진이 투자자들과 고객들을 만나 설득하고 있다는 것은 주요 투자자들이 그만큼 우려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투자자 우려는 최고경영자(CEO) 울리히 코너의 메모에서 비롯됐다.

코너가 이 메모에서 자본 수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CS가 위험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울리히는 FT에 CS가 투자자들에게 자본 수혈 문제로 공식 접근한 적이 없다고 발뺌했지만 시장은 요동쳤다.

CS가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투자자들과 접촉해 자본을 확보하고, 미국 시장에서도 발을 빼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리먼보다는 도이체방크 사태에 필적
시장에서 CS가 출렁이는 것을 두고 리먼 사태를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그저 해프닝으로 끝난 2016년 도이체방크 사태에 더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CS의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이번 혼란의 배경이 아니라 최근 금융시장 폭락세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안이 상황을 실제보다 과장되게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채권 헤지펀드매니저는 투자자들이 CS의 만기 1년짜리 CDS를 사는 것을 복권을 사는 것에 비유하기도 했다. 잘 되면 일확천금이 가능하다는 요행수로 CDS를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 투자자들은 CS가 휘청거리는 것과 관련해 리먼 브라더스 파산을 떠올리지만 전문가들 상당수는 이번 사태가 2016년 도이체방크 사태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당시 도이체방크가 채권 이자 일부를 갚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도이체방크 CDS 가격이 폭등한 적이 있다.

2016년 도이체방크 채권 가운데 가장 위험한 채권이 집중적인 공격을 받은 것처럼 CS 채권 가운데서도 가장 취약한 채권 가격이 폭락했다.

"CS 안전하다"
JP모간 애널리스트 키언 아부호세인은 3일 분석노트에서 2·4분기말 현재 CS의 재정상태는 '건전'하다면서 CS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 191%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LCR은 은행이 단기적으로 잠재적인 유동성 위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제한 없이 동원 가능한 고유동성 자산을 뜻한다. 은행 고객 인출이 급증하더라도 30일 동안은 버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만기 한 달 짜리 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을 순현금유출로 나눈 비율이다.

아부호세인은 CS가 기준을 크게 뛰어 넘는 LCR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 앤드류 쿰스도 CS가 초과자본비율 12.5%로 경쟁사들에 비해 자본비율이 더 높다면서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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