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넣으면 이자 200만원"... 목동서 창동까지 '예금 원정투자'

      2022.10.13 18:26   수정 : 2022.10.13 18:26기사원문
"새벽 5시에 서울 양천 목동에서 출발해 1시간 반 걸려 왔다." "줄을 길게 늘어서 맛집인 줄 알았는데 은행이었다."

지난 11일 서울 창동에 위치한 새마을금고 도봉·창동지점 앞엔 은행이 문을 열기 2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우대금리 등 특별한 조건이 붙거나 한도를 두지 않고 연 이자 4.8%를 주는 특판예금에 가입하기 위한 행렬이다. 이곳 도봉새마을금고 앞에는 판매를 시작한 지난주 100명 이상 줄이 길게 늘어섰다.
한 주민은 "방학역 본점엔 250명이 몰렸다고 한다"고 말했다.

■"오는 데 2시간, 가입도 2시간"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고금리 특판상품을 따라 '원정가입'에 나서는 금융소비자들이 생기고 있다. 이날 줄을 서있던 A씨는 "이거 들려고 경기 과천에서 창동까지 왔다"면서 "지난주 200명일 때도 실패했는데 오늘은 50명이라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실제 새마을금고가 지난 9월 30일 도봉구 소재 지점들에 1년 만기 연 4.8%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한 이후 일선 업무창구는 줄곧 마비됐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 중인 김모씨는 "지난주 금요일에 방문했지만 선착순 100명 안에 들지 못해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갔다"며 "양천구 주변에도 연 4.6%짜리 상품이 있었지만 오늘이 연 4.8% 특판행사 마지막 날이라는 소식에 여기로 왔다"고 설명했다.

블로그, 카페 등을 통해 시중은행 및 2금융권 특판 정보가 한 번에 공유되면서 적금을 깨서 옮기는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 지나치게 많은 인파가 몰려 업무에 차질이 생기자 새마을금고는 내방고객 수를 일일 150명에서 마지막 날에는 50명까지 제한했다. 김경준 새마을금고 창동지점장은 "특판 출시 첫날 오전 3시부터 기다리신 분들이 있을 만큼 현장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면서 "인원이 지나치게 몰려들다 보니 영업 종료시각인 오후 4시를 넘어 저녁 8, 9시까지 특판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등 어려움이 생겨 수요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은행, 예금금리 빅스텝보다 더 올려

당분간 예금금리는 '오늘이 제일 쌀' 가능성이 높다. 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또 한 번 기준금리를 0.5%p 올리면서 시중은행들도 하루가 멀다 하고 수신금리를 올리고 있다. 은행의 고금리 예금에 대응하기 위해 저축은행권도 정기예금 금리를 높이면서 연 5%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등장했다. 지난달 초 저축은행권에 연 4%대 정기예금 상품이 등장한 지 약 한달 반 만에 최고금리가 1%p가량 오른 것이다.

인상 속도도 빨라지는 추세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해 7월 말 연 2%대에서 올해 6월 연 3%대 진입까지 약 11개월이 걸렸으나 이후 4개월 만에 연 4%대를 넘어섰다. 최근 1주일 사이에는 0.33%p가 올랐다.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지금은 4%대 중반을 나타내고 있지만 연내 5%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1.0%p 올렸다.
신한은행은 14일부터 최대 0.8%p 인상할 예정이고, NH농협은행도 예금금리를 최대 0.7%p 높인다.

psy@fnnews.com 박소연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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